'톡' 쏘는 웃음 '툭' 건드리는 생각. 시 속에 배있는 진한 페이소스
청주활동 시인 박순원 3번째 시집 ‘그런데 그런데’ 출간
2013-02-14 연지민 기자
-시 이른 아침의 전문-
청주에서 활동하는 박순원 시인(사진)이 3번째 시집 ‘그런데 그런데’를 출간했다.
엉뚱하면서도 측면적 시선을 지닌 시인은 2005년 ‘서정시학’으로 등단해 현재 대학강단에 서고 있고, 시전문계간지 ‘딩하돌아’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번 시집 ‘그런데 그런데’는 4부로 구성해 60여편을 엮었다.
‘그런데’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머뭇거림과 연장의 어감이 있다. 박 시인은 ‘그런데’의 언어를 유연하면서도 단호하게 그려내며 웃음과 슬픔이란 진한 페이소스를 담았다.
“꿈틀을 힘주어 발음하면 틀이 조금 움직이는 것 같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의 시에서는 톡 쏘는 웃음과 툭 건드리는 생각들이 가득하다. 말장난과도 같은 시어들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 넘기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
박순원은 늘 유쾌한 사람이다. 그의 웃음은 그에게만 해당되는 특별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파생되는 슬픔은 보편적인 것이다. 그의 시에 배어있는 슬픔은 웃음이 삶과 부딪치며 생겨난 것이다.
김종훈 문학평론가는 그의 웃음은 슬픔을 더 두드러지게 한다고 말한다. 그 슬픔을 견디게 해준다는 면에서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웃기면서도 슬픈 박 시인의 시는 그래서 웃프다는 말로 귀결시키고 있다.
이영광 시인은 “둥글어서 슬픈 세계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 중에 하나인 ‘그런데’. 시인이 말하듯 ‘그런데’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그런데’는 인생의 뭇 시름들 속을 유연하게 몸 바꾸며 흘러간다. ‘그러므로’처럼 명확하지 않고 ‘그러나’처럼 단호하지 않지만, 쉽게 끝내지도 성마르게 대립하지도 않으면서, 그것은 우리 삶의 결여와 비뚤어짐과 어긋남을 쉼 없이 들추어낸다”고 평했다.
박순원 시인은 청주 출생으로 2005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무나 사랑하지 않겠다', '주먹이 운다'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