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강남 의사 '특별한 라면 인연'

단양 파랑리-오영환씨

2012-04-05     정봉길 기자
단양군 적성면 파랑리에 지난주 라면 1000봉이 배달됐다.

수신자는 마을주민이고 발신자는 서울 강남에 소재한 오앤영성형외과 오영환 대표(56)였다.

라면을 보내온 사연은 이렇다. 몇 해 전 오 대표는 우연히 파랑리 들녘을 지나다가 멀리서 농부들이 새참을 먹는 장면을 목격했다.

배도 출출한데다가 새참 먹는 모습이 너무 좋아 다가갔다가 농부들이 새참을 권해 같이 먹게 됐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았다.

새참 메뉴는 라면이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한 오 대표는 한 끼의 새참 답례로 매년 파랑리 마을에 라면을 보내게 된 것이다.

특히 라면 인연이 확대돼 5년 전쯤에는 아예 파랑리에 터를 마련해 집을 짓고 가끔 내려와 하루 이틀을 머물다 올라가기도 한다.

또 지난해에는 적성면 관내 학생들에게 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농촌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파랑리 박완수 이장은 "농사 외에는 할 것이 없어 세상과 격리돼 있던 우리 마을인데 사람인연, 라면인연이 생기는 것을 보면 인연의 힘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라며 "27세대 50명의 마을 주민들은 보내준 분의 성의가 고마워서라도 라면을 맛있게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