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짖는 선생이 그립다

기자수첩

2011-06-30     김금란 <교육문화부차장>
김금란 <교육문화부차장>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학생의 잘못을 지적하다 되레 맞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학부모에게서 폭행과 폭언을 당하는 교사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심지어는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요즘 가장 무서운 존재는, 부모도, 직장 상사도 아닌 ‘10대’라고 한다. 오죽하면 “길을 가다 만나는 10대는 쳐다보지도 말고 무조건 피해서 가라”고 할까.

며칠 전 아는 박사님을 만났다. 그 박사님 왈 “스승다운 스승이 없고 제자다운 제자가 없다”고 한탄했다. 그 박사님의 이런 생각은, 교사인 친구가 털어놓은 교단의 현실 때문이다.

교사인 그의 친구는, 학생들이 떠들어도 “떠들지 마라.”라고 꾸짖을 수 없다고 했다. 꾸짖음과 동시에 “찍을까요?”라며 핸드폰을 꺼내는 학생들의 행동을 보며 드는 생각이 오만가지겠지만 결국 “떠들지 말고 차라리 엎드려 자라.”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게 교사인 자신의 모습이라고. 그 박사님은 친구의 이런 말에 “네가 교사냐. 차라리 교사 그만둬라.”라며 호통을 친 경험을 들려줬다.

최근 전국 학교운영위원장 총연합회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이정우 충북도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도 인터뷰 과정에서 교육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은 꾸짖는 교사가 없고, 꾸짖는 부모가 없는 게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꾸짖고 싶은데 참는 교사, 꾸짖고 싶은데 기죽을까 봐 참는 부모.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은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제자의 잘못을 눈감아 주는 교사가 참된 교사는 아닐 것이다. 자식의 잘못을 눈감아 주는 교사에게 “왜 꾸짖지 않나요?”라며 반문해 주는 모습이 그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