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를 있게 한 교사의 한마디
기자수첩
2011-01-17 김금란 기자
시가앓이, 주원앓이, 라임앓이라는 신조어는 물론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손에 쥐고 잠시 읽어댔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집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등의 책을 단숨에 베스크셀러 대열에 합류시킬 만큼 드라마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김 작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책을 살 돈이 없어 어린 시절부터 공상을 하거나 동시를 썼다"며 "그때 선생님이 화내지 않고 내 동시를 칭찬해 준 게 작가가 되는 동기가 됐다"고 전했다. 작가를 꿈꾸게 된 것이 자신의 동시를 칭찬해 준 교사 덕분이라는 말이다.
30만원짜리 옥탑방에서 새우깡 한 봉지로 사흘을 버틴 적도 있다는 김 작가는 현재 회당 3000만원을 받는 일류 작가로 우뚝섰다. 자신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노력하면 반드시 '인생에는 마법과 같은 순간이 온다'고 말하는 김 작가에게 동시를 칭찬해 준 교사가 없었다면 어찌됐을까?
김 작가가 쓴 동시를 읽고 만약 교사가 "이것도 시라고 쓰냐", "아까운 종이 쓰지 말고 수학문제 하나 더 풀어라."라는 식으로 무시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교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제자의 10년 뒤, 20년 뒤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교단에 서는 교사들의 입은 결코 가벼워서도 함부로 다뤄져서도 안 될 일이다. 교권추락이라는 말을 하기에 앞서 제자를 향해 칭찬 한마디 해 주는 교사의 모습부터 보여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