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제천
녹색칼럼
2010-02-07 충청타임즈
자연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를 흡수한다.
그리고 기후안정화와 같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을 비롯해 지구가 인간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호의를 제공한다. 우리는 이렇게 자연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자각에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문제도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양 아직도 느긋하기만 하다.
지난해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자연에 대한 부하를 줄이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작은 실천운동의 일환으로 생활자전거 활성화 운동을 시작했다. 바쁜 일상을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우리는 자전거마일리지운동 희망자100명을 모집하고 자전거탄 거리를 측정하고 있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다. 즉 레저이용 거리는 늘어나지만 생활교통수단으로서의 거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지난해 제천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시민의식 표본조사와 전문가와 함께 추진했던 제천시내 자전거 전용도로 조사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현재 '제천지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도로가 안전하고 이용하기 편리한가'라는 질문에 24.9%만이 긍정적 답변, 절대 다수의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안전상의 문제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시민들은 현재 정부와 제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정책 가운데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을 '자전거타기29%' 라고 답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일회용품 줄이고 재활용하기 19.4%, 대중교통 이용 12.1%, 안 쓰는 전기플러그 뽑기 10.9%, 물 아껴 쓰기 10.3%, 나무 심고 가꾸기 10.2%, 전기 아껴 쓰기 6.1% 등으로 답변했다.
또한 자전거타기의 생활화를 위해서는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과 '자전거타기 홍보활동'의 필요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솔선수범의 필요'에 대해 높게 응답했다. 한편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6.7%가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으나 매주 2~3회 이상 이용하는 시민은 28.5%에 불과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자동차 생산 국가로 세계 2위를 자랑하면서도 자전거를 많이 타는 국가로 명성이 높다. 첫째 일본의 자전거도로는 차도 옆에 방지 턱이 없이 도로높이와 같아 일단 장애요인이 없다.
두 번째 모든 편의시설과 공공시설마다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자전거는 경찰청에 등록되어 모두 고유번호를 부여받는다. 때문에 분실과 도난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다. 세 번째 자전거 주차장도 잘되어 있어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지하철 및 버스와 같은 환승체계가 일상화되어 있어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연계성도 높아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무려 25%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창원의 '누비자'를 비롯한 공용자전거 제도,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인센티브제 등 우수 정책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헬멧을 비롯한 안전장구를 갖추고서야 자전거타기 원정을 나서는 동호인들의 모습에 익숙해졌다. 마침 제천시는 자전거전용도로 개설계획이 있고 조례도 제정되어 있다. 또한 생활자전거협의체를 구성하여 시민과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모쪼록 현재 문제점의 보완과 함께 지역 여건에 맞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생활자전거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하소천에서 의림지까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 자연이 아름다운 제천은 느긋하고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좋은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