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미디어]'여성시대' 사연 책으로
42편 엮어 '그리움' 출간
2009-09-09 충청타임즈
"서울은 나로 하여금 시골에 계신 생선장사 아버지를 잊게 했다. 내가 만나는 하루하루는 그저 새롭고 즐겁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취 집 주인아주머니가 낯익은 편지봉투 한 장을 건넸다. 내 글씨였다. 나는 그제야 내 고향을 생각했고, 그곳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했다. 봉투를 여는 손끝이 떨려왔다. 글씨를 모르는 아버지가 과연 어떻게 글씨를 쓰셨을까"('생선장수 아버지의 동그라미 그림편지' 중)
"옛날 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고 다 진리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맞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 바로 형만 한 아우 없다야. 30년 전 손목시계 값 알아보고, 30년간 이자까지 환산해서 갚아야지 결국 형의 은혜를 다 갚았단 생각이 들 것 같아. 다는 못 갚아도 언젠가 내가 꼭 갚을게."('형은 나의 수호천사' 중)
"아버지 유품을 정리하는데, 아버지는 그때 언니가 보내준 쥐색 내복을 안 버리고 지니고 계셨다. 엄마도 그때 받은 다 해진 빨간 내복이 짐 보따리에서 나왔다. 그리고 바래고 좀도 슬고 케케묵은 그 뭉치들 속에 그 옛날 언니가 보낸 편지들도 한쪽에 끼어 있었다."('뒤늦게 도착한 편지' 중)
MBC 라디오 '양희은·강석우의 여성시대'가 발굴한 편지들이다. 수천 통의 응모작 가운데 42편을 골라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