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켜주지 못했나?
기자수첩
2008-11-18 김금란 기자
왜 지켜주지 못했을까.
이 학생이 목숨을 잃었던 사건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야 할 사람은 이 학생의 교사도, 부모도, 친구도 아닌 우리 모두라는 생각이 든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6일 이 학생이 폭력으로 인해 쓰러져 있었던 시간은 오후 5시20분쯤. 그것도 지나가는 행인이 많은 아파트단지였다. 결국 이 학생이 쓰러진 모습을 다수의 시민이 보았다는 얘기다. 다수의 목격자가 있었지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은 셈이다. 지나가는 한 명의 주민이라도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기만 했어도 귀한 생명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폭력에 대해 일반적 사회적 시각은 그동안 가해자와 피해자로 한정됐던 게 사실이다. 이번 사건을 보며 가해자에게만 돌을 던질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가해자의 책임과 함께 한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아니 남의 일로 치부해 버렸던 묵시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게 인성교육 강화다. 사람 됨됨이를 교육하기 힘든 현실에서 현실성 없는 정책은 소용이 없다.
프랑스나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법제화한 착한 사마리안법(남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에서 돕지 않아 상대자가 피해를 봤을 경우 처벌을 하는 것)이 남의 나라 법으로 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살리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일이 이번 한번으로 그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