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과 서산시의 매직 쇼
에쓰오일과 서산시의 매직 쇼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04.10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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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 부장 <서산>

에쓰오일과 서산시가 매직 쇼()를 벌이고 있다.

2006년부터 2007년 5월까지 에쓰오일은 서산시에 대고 "서산시여, 서산시의 큰 성장 동력원이 될 에쓰오일 대산공장을 짓도록 도와 주십시오, 제발! 비나이다"를 연발했다. 하지만 2007년 5∼10월까지 에쓰오일과 서산시는 서로 등지고 먼산만 쳐다 봤다.

그러다가 지금은 서로의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서산시는 "에쓰오일이여! 정신차리고 보니 당신들이 그토록 외쳐대던 목소리를 제대로 듣게 됐소. 바라는 대로 220만을 용도변경해 산업단지로 지구지정을 완료했으니 사업을 재개하시지요, 비나이다 제발"을 애타게 되뇌이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단일 업종으로 대기업 반열에 올라있는 에쓰오일은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일원 220만에 3조5000억원을 투입, 울산 여천에 이은 제 2의 서산공장 신축을 추진하다 돌연 사업을 중단하고 철수해 버렸다.

에쓰오일은 2006년 3월 대산공장 신축을 위해 상무를 팀장으로 부장 3명 과장,대리 등 10여명의 실무진을 파견, 대산농협 2층에 사무실을 냈다.

당시 서산시는 기업유치와 관련, 실적이 미미한 수준에 그쳐 당진 등 인근 지자체와도 비교가 되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충남 서북부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서산시의 위상은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서산시가 서북부 발전의 중심축이라는 위상을 2006년 후반기 들어 당진군에 빼앗기고 기업도시 등을 내세워 힘차게 발돋움하는 태안군에조차 추격당하는 등 샌드위치 신세로 내몰렸다.

그러나 올들어 서산시는 기업유치를 전담하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일군다는 목표로 지역혁신사업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현재 상당수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2006년 10월 독곶리 전용공업지 100만를 수요자 개발방식의 지방산업단지로 지구지정을 받았다. 그러나 시는 나머지를 공업용지로 용도변경하는 것에 대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에쓰오일은 두손 두발을 다 들고 2007년 5월 업무를 중단, 철수하게 된 것이다.

현 유상곤 서산시장은 2007년 6월 재선을 통해 취임했다. 다행히도 유 시장체제의 서산시는 2007년 후반기부터 에쓰오일의 사업재개를 위한 행정력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시는 현재 에쓰오일의 사업재개에 불편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에쓰오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유 시장 또한 그동안 에쓰오일과 서산시의 불협화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전임시장 체제에서 부시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현재 에쓰오일은 당시와 비교, 코스트 상승 등의 요인을 들어 사업재개 여부에 대한 입장을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애꿎은 이주대상 주민들만 유·무형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

그동안 서산시와 충남도는 조속한 사업재개를 촉구했으나 이번엔 에쓰오일이 '몽니'를 부리는지 역으로 묵묵부답이다.

서산시가 모시러()간다 해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뜨악한 표정이다.

에쓰오일이 대산에 둥지를 틀면 서산시는 연간 100억원 가량의 지방세를 신규로 확보할 수 있고, 수천억원대의 국세와 함께 3000여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유입인구의 증가와 연관산업의 동반 상승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부가가치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그런데도 그동안 에쓰오일의 외침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서산시의 또 다른 깊은 뜻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서산시와 에쓰오일의 매직쇼가 주민들의 환호로 승화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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