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대만총통 당선자와 충북
마잉주 대만총통 당선자와 충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4.0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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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문 종 극 <편집부국장>

50여년 동안 대만을 통치해오다 지난 2000년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에게 정권을 내줬던 대만 국민당이 지난달 22일 총통선거에서 마잉주 후보의 승리를 이끌어내 8년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하게 됐다.

국민당은 지난 1월 총선에서 3분의 2 의석수를 확보한데 이어 이번 총통선거에서도 승리함으로써 입법과 행정을 장악하는 등 앞으로 확고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통선거에서 마잉주 당선자는 양안 공동시장 공약 등 양안 경제협력을 통한 대만의 경제회생과 '633플랜(성장률 6%, 국민소득 3만달러, 실업률 3% 이하 달성)'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해 당선됐다.

마잉주 공약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투자문호 개방을 선언한 것이다. 이 대목이 대외적으로 여러분야에서 대만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경제를 긴장으로 몰고 있는 부분이다.

그 언저리에 충북지역도 발을 걸치고 있다. 충북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잉주의 중국 투자문호 개방선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반도체분야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판단은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충북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반도체이고 보면 마잉주의 승리가 충북과 무관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알려진대로라면 이미 지난해 대만의 반도체 매출은 모두 469억5100만달러로 한국의 46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이 분야의 대만 기술력 역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대만의 300 웨이퍼 공장은 한국보다 1개가 더 많은 7개다. 게다가 TSMC와 파워칩, 뱅가드인터내셔널 등은 14조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웨이퍼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란다.

대만 기업체들의 성장 요인은 '중국 활용'이라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중국을 저가 생산기지로 활용하면서 최단 납기를 실현해 이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또한 단순 위탁생산에서 벗어나 지난 2000년 이후 ODM(제조자 디자인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대만의 중국 활용은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 수출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문호 개방을 선언한 마잉주의 총통 당선은 대만 경제가 '물만난 고기요', '달리는 말에 채찍까지 더한 형국'이 될 것은 시간문제다.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저가 생산기지인 중국으로 기술 및 생산의 주요 공정을 옮기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상승할 것이어서 한국의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충북은 반도체 호·불황에 따라 지역 수출이 좌지우지되고 있어 더욱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충북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30% 이상에서 심할 경우는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는 편중 또는 편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어서 그 만큼 대만의 마잉주 총통 당선자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하이닉스 반도체가 정기주주총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종갑 사장이 "올해 D램에서 선두와의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의 격차 해소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충북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닉스의 계획이 달성돼 충북 경제에 기여를 했으면 한다. 파죽지세의 성장이 예상되는 대만 반도체업계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도체값 폭락의 진원지인 대만에 한국 반도체업계가 끌려갈 경우 충북의 경제도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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