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웰빙
정신적 웰빙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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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교무처장 <충북불교대학>

화사한 봄기운이 대지를 감싸면서 하얀 목련이 꽃망울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저기서 달리기, 걷기, 산에 오르기, 요가 등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쩍 늘었다.

몇 년전부터 시작된 웰빙 열풍으로 웰빙적 삶을 추구하는 현상이 사회 전반에 펼쳐지더니 최근에는 행복한 죽음에 이르는 웰다잉까지 등장했다.

웰빙이란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지향하는 삶의 유형 또는 문화 현상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정신적인 웰빙보다는 육체적 웰빙을 추구하는데 집중하는 것 같다.

서구적 물질 문명은 물질적 풍요에서 오는 행복의 추구라고 하지만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행복일 것이다.

사람들은 손가락을 조금만 다쳐도 호들갑을 떨면서 병원을 찾기도 하고, 약을 바르고 치료하는데 한시각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허리둘레가 많이 나간다고 다이어트에 집중하고, 외형적인 모습을 가꾸기 위해 성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마음이 잘못 자리 잡으면 건강한 육체는 흉기로 변할 수 있다.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사고를 보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어린이를 유괴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돈 때문에 일가족을 살해할 수 있는 것인지.

물질적 풍요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 안정과 올바른 마음 씀씀이가 없으면 빈부격차에서 오는 박탈감과 상실감에 사로잡혀 정신적으로 황폐화된다. 서민적 삶이라도 우리 조상이 생각지도 못할 정도의 풍요를 누리고 있지 않은가.

한여름에도 에어컨이 작동되고, 승용차라는 교통수단, 사시사철 싱싱하게 보관해주는 전자동 냉장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상매체, 안방에서도 세계를 드나들 수 있는 인터넷 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높아진 물질적 풍요로움이 아닐 수 없다. 물질적 삶의 질 향상에 비해 정신적 삶의 질은 과연 어떠한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늘 부족함을 느끼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선진국보다 후진국이지만 정신적으로 안정된 국가의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난 통계를 본적이 있다.

물질적 풍요와 육체적인 건강에 먼저 갖춰져야 할 것은 정신적 웰빙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건전한 자정적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종교적인 삶과 명상 또는 수련을 통한 마음가꾸기에 정진하는 모습,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다행스러운 사회적 현상이다.

선거철만 되면 개발논리에 따른 성장일변도 공약이 남발되지만 우리들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정신적인 안정과 조화를 이루게 하겠다는 공약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인지. 진정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풍요를 추구하고, 아름다운 육체와 외형을 가꾸기보다는 올바르고 착한 마음 가꾸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법정스님은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라 했다. 나의 영혼과 나는 일치하는가 나 스스로에게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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