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또다른 고민
태안의 또다른 고민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03.19 2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 부장 <서산>

태안 기름사고와 관련된 생계비와 방제비가 주인없는 눈 먼 돈으로 전락했다.

정작 받아야할 사람은 못 받거나 받지 말아야 할 사람은 받아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는 놈이 번다''와 '유전무죄, 무전유죄'같은 꼴이다.

그래서 요즘 태안에서 생계비나 방제비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논농사 수십여마지기를 짓는 사람이 수백만원씩의 생계비를 받거나 서류를 위조해 돈을 받아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방제비 또한, 방제일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타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불·탈법적인 행위가 판치고 있는데도 이를 바로잡을 사회의 규범이나 법은 태안에 미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생계비 방제비가 눈 먼 돈으로 전락되며 주민간 심각한 갈등 및 불신을 야기시키는 주범이 되고있다. 피해민을 위해 투입되는 돈이 되레 이들의 가슴을 또 한번 멍들게 하는 꼴이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기 까지 경찰과 검찰의 탓도 크다. 그동안 기름사고로 인한 막막해진 생계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주민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만큼 주민들의 감정은 극에 달해 있다.

그렇지만 주민들은 사회규범을 지키고 법을 지켜야 하는 사회적 책임 또한 지고 있다. 대부분 주민들은 사회규범에 모범적이고 준법에 충실하다.

그러나 상당수의 주민들은 돈을 놓고 서류를 위조하는 등 재주를 부려 정작 받아야 할 주민들의 몫을 뺏아가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이를 감시, 견제해야 할 당국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는 놈이 벌게 방관하고 있다.

유전무죄,무전유죄의 많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이렇다할 경찰력이나 검찰력은 아직 미치지 않고 있다. 구속 등의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생계비와 방제비가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는지를 경찰의 눈과 검찰의 눈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알리면 범죄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경찰청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교통업무와 관련해 단속을 지양하고 사고예방에 힘써달라고 했다. 태안 생계비와 방제비는 반드시 피해 당사자가 받아야 한다.

그래야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대해 억울해 하는 주민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를 지키는데 경찰력과 검찰력이 나서야 할 것이다.

생계비와 방제비에 대한 감시의 눈을 게을리 하는 사이, 태안에선 돈을 놓고 주민간에 도저히 이해못할 형이하학적인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태안 주민들은 현재 사법당국을 상당수준 불신하고 있다. 기름사고의 주범인 삼성에 대해 중과실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 법 감정이 좋지 않다.

많은 주민들은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는 생계비 및 방제비와 관련해 경찰과 검찰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인간'에 대한 상실감을 갖지 않기 위해서다.

"정직하게 산다는 것이 요즘처럼 거추장스러운 적이 없었다"는 한 주민의 고백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