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 전투비행장의 치외법권
해미 전투비행장의 치외법권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03.07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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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 부장 <서산>

군부대 주변지역은 군사보호시설로 민간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래서 군부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기가 쉽지 않고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접근이 어려워 은폐되기 일쑤다.

현대전의 최일선에는 공군력이 있다.

전쟁 억제력 또한 공군력의 여하에 달려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시설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K-F16 전투기를 운영하는 전투비행장이 서산시 해미에 자리잡고 있다.

전투비행장 주변지역은 각종 개발이 제한받는다. 그래서 주민들은 각종 개발 등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또 소음 등 생활 피해도 적잖다.

그런데 최근 주민들은 또 다른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잇따른 비행기 추락사고가 주민 불안감의 중심에 있다.

90년대 초 이 부대 창설 후 지난 97년 9월, 한창 농번기이던 때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 논 한가운데로 이부대 소속 K-F16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 지난해 8월 또 이부대 소속 전투기가 보령 앞바다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94년 우리나라에서 운영중인 K-F16 전투기의 첫 추락사고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차례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지난해 김천 추락사고때 사고원인을 발표하면서 충격적인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연료장치에 결함이 있어 부품을 교체하라는 미국 제작사의 요구를 제때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차량 부품 교체하듯 다른 전투기 부품을 빼다가 전투기를 운영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이곳 주민들도 혹 해미 전투비행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크게 걱정했다.

해미 전투비행단에선 지난해 9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활주로 사고가 났다. 근무중이던 병사가 활주로에서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였다.

올들어 지난 2월 초순 이륙 준비중이던 전투기 꼬리부분에 불이 붙는 사고가 나 한동안 전투비행 훈련이 중단되기도 했다.

최근 이 부대 장병이 영내에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났다.

주민들은 부대의 잦은 사고소식에 불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언제 어디로 전투기가 추락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해미 소음피해 공해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이 부대의 잦은 추락사고와 부품 갈아막기 교체로 불안감이 크다며 부대 출입문 주변에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들에게 방지대책을 설명하라는 항의 서한문을 보냈다.

그러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주민들의 불안감을 묵살해 버린 것이다. 현재까지 이렇다할 말이 없는데 대해 주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현재 이 부대의 활주로를 이용, 민항기를 취항시켜 지역발전을 제고한다는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군측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선행될 때 시책도 잘 추진될 수 있다. 부대는 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불안해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특수시설이라는 미명아래 반복되는 치외법권적 행세()는 주민들의 불안감만 증폭시킨다는 점 간관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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