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홀대론과 네탓공방
충북 홀대론과 네탓공방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2.2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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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 경 훈 <정치행정부장>

새 정부의 충북인사 홀대론이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여야간 입장이 바뀐데다가 총선을 앞두고도 이렇다하게 선거쟁점이 없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밥상에 '충북 홀대'라는 아주 따끈 따끈한 음식이 등장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은 충북 8개 선거구 모두를 차지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난 10년의 충북 홀대를 책임지고 사죄해야지,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충북을 홀대하고 있다는 것은 '덮어 씌우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맞서 통합민주당 측에서는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들 스스로 이명박 정부의 실세요, 대통령이 선택한 후보라며 금배지를 달아주면 열심히하겠다는 뻔한 말을 하기 보다는 지금처럼 충북이 홀대받고 있을 때 실천적인 결단으로 용기있게 나서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꼬집고 있다.

여기에 27일에는 현역인 노영민의원이 지난 10년 충북의 대변화를 애써 부정하고, 현역 국회의원을 심판하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한나라당에 맞받아쳤다.

또 참여정부 임기 동안에는 충북 출신이 요직에 항상 있었고, 한나라당 집권기는 충북의 암흑기였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 인사를 놓고 충북 홀대론이 연일 정치권의 공방전으로 이어지며 확대될 조짐이다. 그러나 이런 공방은 모두가 "나는 잘했는데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네탓공방'에만 초점이 맞춰져 씁쓸하기만 하다.

충북은 강원, 제주와 함께 인구가 가장 적은 도이다. 원래부터 인구가 적다 보니 양적으로 인재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새 정부의 인사에서 소외를 넘어 홀대론까지 비화되는 것은 간신히 한명의 이름을 올렸다가 시작 전 첫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아주 창피할 지경으로 자존심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인재를 키우기 위한 지역의 관심이나 힘의 결집이 없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충북인은 흩어져 한곳으로 힘을 발휘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작지만 강한 것이 아니라 작은데다가 약하기까지 한 것이다.

정치권만해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물고 뜯고 싸우고 덮어 씌우려고만 하지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충북도가 1000억원대 규모의 인재양성재단을 만들어 충북의 미래 인재를 의욕적으로 키우겠다고 연초에 재단을 발족시켰으나 솔직히 현역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는지 되묻고 싶다. 또 70년대 여인숙보다도 못하다는 충북학사를 새로 짓기 위해 도청 공무원들은 서울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그래도 성공한 재경 인사들의 모임이라는 충북협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이런 원인에 대한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을 자신이 앞장서 당선시켰다고 강조하는 충북 출신 친이(親李) 인물들에게도 있다.

현 정부의 충북 대표인물인 윤진식 전 산자부장관은 수많은 언론에서 입각이 거론됐다. 또 지역에서도 입각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입각 논의과정에서 윤 전장관은 상당수 자리를 이런 저런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러다가 지금은 고향 충주에서 총선 출마를 거의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총선에 나가겠다고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이것 저것 안 되니까 총선에 나온다는 불편한 지적이 충주를 중심으로 나오는 이유다.

이렇듯 홀대론의 책임 소재를 가리자면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충북 인사 홀대라는 소모적 논쟁은 이제 끝냈으면 바람이다. 누워서 침 뱃는 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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