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김장훈, 강부자…
최경주, 김장훈, 강부자…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8.02.2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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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재 경 부장(천안)

#1.  24일 새벽, PGA투어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갤러리 골프장 6번 홀. 버디찬스를 날린 우즈를 뒤로 하고 최경주가 심호흡을 하며 퍼터를 들었다. 거리는 3m 남짓. 퍼터를 떠난 공이 들어갔다고 느꼈던 순간, 공은 거짓말같이 홀컵을 스치며 돌아나왔다. 한 홀을 앞설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친 최경주의 눈빛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8강전에서 유일하게 올 PGA 우승자끼리 맞붙은 둘의 대결은 전반 9번 홀까지 숨막히는 접전으로 국내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내친 김에 우즈를 제치고 4강·결승까지 가보자'고 욕심을 내기에 충분한 선전이었다. 그러나 10번 홀, 그린에지에서 날린 우즈의 칩샷이 환상적인 이글로 연결되면서 승리의 여신은  우즈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최경주가 너무 자랑스럽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맞서 전세계에 생중계된 대결에서 9번 홀까지 대등하게, 그것도 항상 앞서가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이뤄 낸 멋진 승부이기에 대견스럽다.


숭례문 화재, 태안 기름유출, 경기불황과 실업사태 등 좋을 것 없는 일만 봐 왔던 우리 국민들에게 이 보다 더 스트레스를 풀어줄 만한게 어디 있겠는가.
그가 누군가. 꿈의 무대, PGA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의 위상을 세계에 떨친 최경주가 아닌가. 그 뿐 만인가. 10년째 보이지 않는 손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남몰래 도와오다 지난해 무려 100억원의 돈을 쾌척해 자선재단을 만든 장본인 아닌가.


#2.  주말 뉴스채널이 온통 새 내각을 책임질 장관들의 부동산 투기의혹 보도로 시끄럽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에 이어 '강부자(강남·땅부자) 내각'이란 비아냥이 들릴 정도다. 몇몇 인사들의 재산보유 실태를 보면 이명박 당선자측이 정말 사전 검증을 하고 내각 인선을 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한 둘이 아니다.


이춘호 여성부장관 후보자는 집만 3채에다 오피스텔, 임야·논 등 전국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싯가 14억원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2억원짜리 오피스텔 2채 등 전국 방방곡곡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무려 40건 45억원어치에 달한다. 그가 전국에 부동산백화점을 차려놓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몰고 다니다가 결국 스스로(?) 낙마했다.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도 비슷하다. 10억원짜리 서울 목동아파트 등 남편명의의 주택이 2채이고 현재 자신명의의 4억원짜리 종로구평창동 단독주택에서 산다. 경기김포에 땅을, 6억원대 골프회원권을 보유했다고 신고한 그의 재산은 49억원대에 이른다. 이들 외에도 상당수가 부동산 재산가로 확인되고 있다. 새 내각 장관 후보들의 평균재산이 40억원대에 이른다니 과연 부자 내각이라 할 만하다.


자신들의 재산공개내역이 보도되자 대다수는 투자를 한 것 뿐이라며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논·밭을 사고, 살지 않을 집을 또 사고, 이게 투기가 아니면 뭐가 투기인가.
당선자측이 진화에 나서 "재산이 많다고 장관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투기와 투자는 엄연히 다르다.


#3.  월세아파트에 살면서 10년 동안 40억원을 기부한 가수 김장훈이 대중가수로서는 유일하게 25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돼 노래를 부른다. 공연료 1200만원을 받는 그는 이 돈을 또 불우이웃에 내놓기로 했다. 그는 22일 충남태안에 내려가 한 달 동안의 태안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5억원의 성금도 쾌척하기로 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배석해 김장훈의 노래를 듣게 될 장관 후보자들에게 묻고 싶다.
투자(?)해서 돈 벌은 것은 그렇다 치고, 지금까지 누구 어려운 이웃 도와준 적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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