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곡물가 콩 가공업체 '휘청'
치솟는 곡물가 콩 가공업체 '휘청'
  • 한인섭 기자
  • 승인 2008.02.19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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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새 100% 인상… 물량 확보 비상
국제 곡물 가격 인상으로 대두(콩) 값이 크게 오른데다 공급 물량은 크게 줄어 관련업계가 수급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생산 제품이 두부, 콩나물 등 서민식품과 건강식품에 가까워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경우 오히려 매출감소라는 '역풍'을 맞기 십상이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 연식품공업협동조합과 관련업체 등에 따르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국내에 공급하는 수입 콩 가격이 지난해 11월 당 660원이었으나 12월 860원으로 인상된데 이어 18일 1050원으로 오르는 등 최근 3개월 사이 100% 가까이 인상됐다. 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공급량을 절반 가까이 줄여 물량 확보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업체들이 직수입 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487%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국산은 수입산의 3배가 넘는 당 3500원(도매가)에 달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어 원료를 바꿀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정식품과 풀무원 등 충북도내 주요 생산업체와 두부, 콩나물 생산 업체들은 원자재 확보와 함께 소비자 가격 반영 여부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두부, 콩나물 제조 충북도내 일부 영세업체들은 도산 직전에 처해있거나 생산량을 대폭 줄이는 등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만1000톤 안팎의 수입 콩을 사용하는 정식품의 경우 20억∼30억원에 달하는 가격 인상분은 감수하더라도 물량 확보가 어려워 수급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정식품은 제조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지난 1일자로 소비자 가격을 평균 15% 인상했다. 그러나 18일 다시 인상되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풀무원 음성대소공장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수입산 제품(두부)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가격이 큰 폭 오른데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도 연식품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수입 콩 60%를 소비하고있는 회원사들이 가격인상과 물량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려 일부 업체는 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원가를 반영할 경우 2000원 안팎의 두부 한모 가격을 3000원∼4000원으로 올려야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이어서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수입산을 올리면 국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정책은 탁상행정에 불과한 것"이라며 "대표적인 서민식품을 식탁에서 보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품 관계자는 "콩,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인상을 거듭하고있으나 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상당기간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유통공사가 공급하는 쿼터량까지 줄어 이중, 삼중고를 겪는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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