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으로 학업 중단 44년만에 '빛나는 졸업'
가난으로 학업 중단 44년만에 '빛나는 졸업'
  • 심영선 기자
  • 승인 2008.02.1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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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목도중, 정준모 장학회장에 명예졸업장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던 괴산군 불정면 출신의 한 사업가가 44년만에 모교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데 이어 장학금 1000만원을 흔쾌히 기탁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불정면 목도중(52회)·고(31회) 졸업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준모 장학회장(59·미성화학 대표)이 모교 이규필 교장에게 명예졸업장(10회)을 받고 환희에 찬 기쁨을 누렸다.

정 회장은 9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났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지난 1964년 목도중 2학년때 학업을 중단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하지만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운의 꿈을 안은채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플라스틱 압출(壓出)기술을 배운 정 회장은 기름때만 잔뜩 묻은 장갑 한짝 달랑 들고 대구에 안착했다.

그는 이곳 대구에서 지난 1978년 11월 플라스틱 이형압출성형 전문회사인 미성화학을 창립했고 성공한 기업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특히 창사 30년이 지나는 동안 세무조사 한번 받지 않고 노사분규도 겪지 않을 만큼 정직하고 성실한 경영을 벌이며 견실한 회사로 키워냈다.

정 회장은 또 목도중을 졸업했지만 역시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동생 광모씨를 대구로 불러내려 함께 일하면서 뒷바라지에 열정을 쏟았다.

이에 보답하듯 동생 광모씨는 주경야독으로 방송통신고 졸업에 이어 영남대 법학과에 진학해 법대를 수석 졸업한뒤 사법고시에 합격, 현재 대구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이들 형제는 각각 국세청장상과 지방국세청장상을 받을 만큼 정직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 형제는 지난 2006년에도 모교에 각각 500만원씩의 장학금을 기탁했고, 지난해 겨울방학때에는 목도고 3학년생 3명이 서울 대성학원에서 학업할수 있게 3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모교와 후배 사랑이 각별하다.

정 회장은 이날 졸업식에서 후배들에게 "직업의식을 갖고 학업에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식 목도중·고 동문회장은 "정준모·광모 두 형제의 모교사랑은 선·후배 동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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