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청주공항간 전철이 들어설판이데…
천안∼청주공항간 전철이 들어설판이데…
  • 이재경 기자
  • 승인 2008.02.13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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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재 경 부장 <천안>

대통령직 인수위가 천안∼청주공항간 전철화사업을 긍정검토하겠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천안·청주권 주민들이 반색이다.

특히 천안·아산 등 충남 서북부권을 비롯, 경기 평택지역 주민들의 경우 더욱 남다르다.

제주도 여행을 한번 하려해도 마땅한 차편이 없어 차를 직접 끌고 새벽에 청주공항까지 달려가 며칠간의 비싼 주차요금을 내고 입을 씰룩였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실제 천안권역에서 청주공항을 이용해 제주도나 국외여행을 가봤던 사람들이 겪었던 불편은 보통이 아니었다. 천안시민 1명이 당장 내일, 청주공항에서 오전 8시에 이륙하는 홍콩행 비행기를 탄다고 가정해보자. 출국수속을 밟아야 하는 이유로 적어도 6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나 새벽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청주공항에 갈 방법이 없다. 천안역에서 유일하게 청주공항으로 향하는 열차는 단 한편. 서울역에서 출발, 천안역에 도착해 오후 7시23분에 떠나는 단 한편의 무궁화호다.(천안에서 유일하게 충북선으로 연결되는 이 열차는 오후 8시9분에 청주공항에 도착한다. 공항에서 밤 10시 이후에 이륙하는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아주 유용할 듯)

그럼 버스편은 어떤가. 느즈막히 오전 10시가 넘어서 오후까지 하루 3편이 출발하긴 하지만 대부분 아침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인천공항엔 새벽 4시30분부터 30분 단위로 하루 30편씩 공항리무진을 돌리는 버스여객사들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새벽에 청주공항으로 떠나는 버스는 없다.

단체 여행일 경우 출발지에서 관광회사의 버스를 이용하게 돼 큰 불편을 겪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처럼 개별여행을 갈 경우 겪는 불편은 보통이 아니다.

결국 새벽에 일어나 아침 비행기를 타러 떠나야 하는 사람들은 손수 운전을 하거나 가족이나 친지 중 하나가 공항까지 태워줘야 하는 수고를 해줘야 한다.

공항과 지척인 천안이 이럴진대 아산,예산 등 충남 서북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니 천안∼청주공항간 전철화사업 소식이 이 지역 주민들에겐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청주권 주민들도 반가워하긴 마찬가지다. 공항 활성화=지역경제 회생이라는 등식을 잘 알고 있는 청주시민은 물론 같은 생활권의 청원군민들에게도 보통 반가워 할 일이 아니다. 전철노선이 경유하게 될 지역 주민들의 경우 지가상승의 부푼 꿈을 가질 수도 있고, 그런 걸 떠나 공항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가 발전된다는 생각을 하면 천안∼청주공항간 전철화사업을 반대할 이는 아무도 없다.

천안시에 앞서 이미 충북도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 건교부에 두 가지 전철화사업 계획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충북선을 활용, 조치원·오송을 거쳐 청주역∼청주공항을 잇는 노선이 하나고 경부선 전의역에서 출발, 청주역∼공항을 잇는 노선이 다른 하나다.

정부에서 천안시가 제안한 노선과 충북도가 내놓은 나머지 2개 노선 중 어떤 것이 선택될지 또 행여 실행되지 않을지 몰라도 충북도와 천안시의 안을 정부가 검토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충청권 주민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런 가운데 청주권에서 4·9총선을 준비중인 예비후보들이 선거전에 내놓을 공약으로 청주·청원 통합을 1순위로 꼽아놓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통합을 하겠다는 측과 이를 반대하고 시승격까지 추진하겠다는 측의 입장이 선거판에서 불똥 튀게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에선 천안∼청주공항간 전철 노선을 신설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마당에 역사와 문화, 생활권이 같은 두 지역이 왜 이리 통합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천안사람들로선 참 아리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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