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돌이'와 4월 총선
'탄돌이'와 4월 총선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1.2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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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주장
남 경 훈 <정치행정부장>

금배지를 따내기 위한 선수들의 레이스가 스타트를 끊었다. 선거가 D-77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충북 8개 선거구 선관위마다 총선 예비후보등록으로 분주하다.

국회의원 전부를 한꺼번에 선출하는 선거라는 뜻인 총선(總選)은 한국 정치의 결정판이다.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 얼굴과 함께 일년 열두달이 모두 다 들어간 한 장짜리 달력이 안방 벽에 붙어있던 60, 70년대 고무신 막걸리선거부터 핏대를 올리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군중을 동원해 몰고 다녔던 80년대 운동장선거까지 숱한 화제를 낳으며 한국정치의 변혁을 몰고 온 것이 총선이다.

요즘은 지방선거가 생겨서인지 이런 총선이 갖는 의미는 많이 퇴색해 있지만 그래도 선거하면 총선이다.

이번 18대 총선은 17대 대선과 가장 근접해서 치러지는 선거이다 보니 국민들의 표심예측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정에 힘을 보탤 것인가, 건전한 견제세력의 육성인가. 국민들의 심판이 또다시 기대를 낳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여론조사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대통합신당 의원들조차 상당히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자조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유는 대선바람이 계속해 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선거에 비해 가뜩이나 바람의 영향을 많이 타는 총선이다 보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두텁고 여당색이 짙었던 충북은 15, 16대 총선에서 자민련 '녹색바람'이 불었고 지난 17대에는 '탄핵역풍'이 몰아쳤다.

그 중 최고로 치는 바람은 역시 탄핵바람으로 꼽힌다. 전국을 싹쓸이했던 군사정권에서조차 충북은 한 두곳에서 야당이 승리, 한국 정치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을 정도로 상징적인 지역이었다.

자민련의 바람도 정통여당에 대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신선한 바람수준이었지 지난 17대 탄핵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만큼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으로 느닷없이 지역구 8곳과 비례대표 1석을 포함 모두 9석을 거머쥔 현재 충북의원들의 바람은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이처럼 엄청난 힘으로 당차게 여의도에 입성한 그들이었기에 지역민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그동안 보아왔던 구태 정치꾼과 달리 이들로부터 풍기는 느낌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4년 후 이런 기대는 너무도 뒤바뀌어 있다. 균형을 잃은 정치는 독선과 독단으로 치우치고 일방적으로 편향된 구태문화를 부활시켰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생기는 공허함에 국민들은 등을 돌려버렸다. 그에 따른 국민들의 심판은 냉엄했고 그 여파는 어디까지 미칠지 모를 정도로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후 이들에게 닥친 지금의 총선정국은 비참함 그 자체다.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의원 개개인이 이뤄낸 치적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그놈에 당 때문에"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오죽하면 탄핵바람으로 배지를 단 '탄돌이'라는 별칭이 붙여지겠는가. 요즘 충북의원들은 정치에 대한 만감이 교체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탈당 시사 발언으로 동요도 일었다.

그러나 당적 변경은 또 다른 오명이다. '철새'를 지나 '달새'로 낙인 찍힐 수도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국민들이 인정해 줄 때까지 당을 개혁하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오히려 충북 현역의원들에게 지금의 위기는 자신의 정치철학과 소신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볼 수 있다.

위기(危機)의 기(機)자와 기회(機會)의 기(機)자는 같은 글자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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