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한나라당 후보 쏠림현상
심각한(?) 한나라당 후보 쏠림현상
  • 박병모 기자
  • 승인 2008.01.09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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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주장
박 병 모 부장 <진천,증평>

오는 4월9일 실시될 총선을 앞두고 충북 중부지역 한나라당에 후보 쏠림현상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증평·진천·괴산·음성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잠정 후보자는 벌써 10명을 넘었다.

직업도 다양하다. 전직 국회의원에, 전직 군수, 사업가, 정당인, 도의원은 물론이고 법조인과 학자도 포함돼 있다.

6선인 김종호 전 국회부의장은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7선과 국회의장을 동시에 거머쥐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이들 중 가장 먼저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여기에 김경회 전 진천군수와 양태식 코리아덕 대표이사는 각각 증평·진천군, 괴산·음성군 한나라당 조직을 쥔 기득권을 내세워 일전불사를 벼르고 있다.

이필용 도의원과 이기동 도의원은 후보공천을 받을 경우에만 출마가 가능한 잠정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김수회 한나라당 지역발전위원장과 김정구 재경괴산군민회장, 경대수 전 제주지검장, 송석우 전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부문 대표이사, 민홍기 변호사, 이상복 강원대교수도 한나라당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005년 5·31지방선거 당시 음성군수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조용주 변호사와 김현일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의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증평·진천·괴산·음성선거구에서 유독 한나라당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것은 '절대 강자'가 없는 반면에 공천을 받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패배 이후 지리멸렬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들의 자신감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다.

김한길 의원이 신호탄을 쏴 올린데 이어 심재덕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이 같은 예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한나라당은 이렇듯 문전성시를 이루는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은 당의 존폐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니 격세지감이 든다.

탄핵역풍 덕에 신당이 도내 의석수 8석을 독식했던 당시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지 않은가.

대선 여파가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것을 보면 한나라당은 지난 선거의 패배를 설욕할 가능성이 높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지난 2005년 5·31 지방선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를 회고해보면 한나라당은 탄핵역풍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공천잡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해 자멸한 면도 없지 않다.

집안단속을 못한 탓이다.

이번에도 공천잡음이 불거지고 후보자 탈당에 이탈후보의 무소속 출마나 타당 입당 등이 현실화된다면 한나라당은 적지않은 상처를 입을 것이다.

자만해도 안된다.

통합신당이 역대 최저의 성적으로 대선에서 패배를 당한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악재는 현 정권의 '자기비판없는 독선'에 있었다고 본다.

오죽하면 신당 당원들마저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정권이 싫어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거나, 경쟁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거침없이 말하겠는가.

한나라당은 이런 신당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민심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우여곡절 끝에 끌어안은 민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첫 걸음부터 잘 떼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바로 오는 4·9 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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