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를 생각한다
사형제도를 생각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2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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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스물여덟이었다. 사형장에서 5분이 주어졌다. 최후의 시간을 어떻게 쓸가를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다. 먼저 작별인사를 했다,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분이 지났다. 젊음을 낭비했다는 회환의 눈물이 나왔다. 다시 인생을 살게 된다면 제대로 살리라 했다. 그때 마침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왔다. 간발의 차이로 목숨을 건졌다.

러시아의 대문호 토스토예프스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새 삶을 살게 되자 인생의 낭비와 결별했다. 죄와 벌을 비롯하여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발표했다.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고 표현하는 극형(極刑)이 사형이다. 생명을 박탈한다. 오래된 처벌 방법이다. 존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다.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대표적인 폐지주장 단체다. 이 기관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사형제도가 없거나 10년간 집행하지 않은 나라가 133개국이다.

독일은 1949년에, 프랑스는 1982년에 없앴다. 중국은 좀 특이하다. 본토에서는 유지하나 반환 후의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여전히 채택하지 않고 있다. 영국과 포르투갈의 영향이다.

방법은 교수형이 많다. 미국은 주마다 각기 다르다. 처형제도 자체가 없기도 하고 통상 전기의자나 약물주사를 이용한다. 사형수 본인이 택하도록 한 곳도 있다. 고육책이다.

집행은 교도관이 한다. 법집행 관계자와 성직자가 입회한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저항과 고통을 목도한다. 참지 못해 토하기도 한다. 죄의식도 느낀다. 살수(殺手) 망나니 신드롬이다.

단두대는 프랑스 혁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1789년 외과의사 죠셉 기요탕 박사가 국민의회에서 단두대가 제일 좋다고 했다. 그래서 기로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손은 성을 갈았다.

우리나라는 일반인은 교수형에 처한다. 군 형법은 총살형을 규정하고 있다. 의견조사를 하면 열에 여덟은 존치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재범과 치안불안이라는 염려가 깔려있다.

현재 복역 중인 사형수는 64명이다. 1997년 12월30일 23명을 집행했다. 곧 10년간 집행치 아니한 기록을 세운다. 사실상 사형을 폐지한 나라가 된다. 없어질 것인지 흥미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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