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화합하고 존중해야
서로 화합하고 존중해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2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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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충북불교대학 교무처장>

대한민국 전체가 열병을 앓고 난 기분인 듯하다.

대통령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준비하고 치르는 동안 서로들에게 해도 될 말, 해서는 안 될 말들이 난무하면서 패가 갈리고 서로를 불신하고 심지어는 고발하는 사태까지 속출하였으니, 국민의 마음은 무엇이 진심인지 가늠하기도 힘들었고, 정치에 대한 불신과 관심부족으로 투표율이 떨어진 듯하다.

이제 결과는 판명됐고 패자는 드러난 민심에 겸허한 인정을 하고 승자에게 축하를 해주고, 승자는 교만하지 않은 자세로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불가에서는 가장 중엄한 죄를 오역죄라고 하는데 부친을 살해하는 죄, 모친을 살해하는 죄, 성인을 살해하는 죄, 부처님 몸에 상해를 내는 죄와 함께 화합을 깨트리는 죄를 포함한다. 화합을 깨트리는 자가 치러야 할 죄의 대가는 부모를 살해한 죄의 대가와 버금가게 설정해 놓은 것이다.

중아함경에는 육쟁법(六諍法)을 경계하라고 가르치면서 싸움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육쟁법이란 수행자가 화를 잘내고, 스승을 존경하지 않으며, 가르침을 공경하지 않고, 계율을 따르지 않으며, 번뇌에 물들어 더러우며, 다투기를 좋아해 깨끗한 대중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또한 싸움이 일어나 그치지 않는 것을 보면 육위로법(六慰勞法)으로 행하기를 가르치셨다. 육위로법이란 인자한 몸가짐, 인자한 말씨, 인자한 마음, 이익의 균등한 분배, 계율의 준수, 올바른 견해를 지니도록 일러주셨다. 이러한 항목은 여섯 가지로 나누어졌지만, 요약하면 원칙을 지키고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적용된다.

선거를 치르는 동안 상대후보를 헐뜯고 약점을 잡아서 공격하면서 얼룩진 상처들, 서로를 불신하면서 등지고 작은 이익을 앞세워 야합을 일삼았던 그런 정쟁들이 계속된다면 결국은 국가의 존망자체도 위협받을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대선이 끝나기도 전에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또 다른 이합집산이 생겨나고, 당의 이익과 자신만의 영달을 위해서 다툼만 일삼는다면 국민은 실망하고 정치에 식상하게 될 것 같다.

승자는 승리감에 도취해 교만하지 말고 패자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고, 패자는 승자를 존중하면서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에게는 희망이 솟아나고 살맛나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공동운명체라는 배를 함께 타고 역사를 항해 하는데 작은 이익에 집착한 나머지 시비와 분열을 일삼는다면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나라가 부강해지는 일곱가지 비결이 있다. 그것은 자주 모임을 갖고 서로 바른 일에 대해서 논의하고, 임금과 신하가 공명정대하며, 아랫사람들은 윗사람들을 존경하는 기풍이 있고, 좋은 풍습을 지키며, 예의를 존중하며, 부모를 효도로써 섬기고, 조상을 받들고 유업을 이어가기를 즐겨하고, 도덕적이며 음란하지 않고, 법을 지키며 바르게 생활하는데 게으르지 않는 것이다.

나라의 지도자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염두에 둔다면 좋을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와 국가의 장래를 내다보는 지혜로움으로 국민을 화합시키고 국력을 결집시켜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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