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볶음밥은 왜?
그런데 볶음밥은 왜?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7.12.2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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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값 오르니 자장면 값 인상은 당연지사
청주지역 중화요리 업소 상당수가 면류의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식사류 가격까지 슬그머니 올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청주지역 중국집 대표 음식 자장면과 짬뽕 가격은 업소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3000∼3500원과 3500원∼4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밀가루 가격이 올 하반기에만 3번째 인상(연초 대비 80% 안팎)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중화요리 업주들이 최근 들어 각 메뉴별로 1인분에 500원 가량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밀가루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칼국수 업소도 3000원∼3500원 하던 가격을 3500∼4000원 선으로 인상하는 대열에 앞다퉈 합류하고 있다. 아직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면류 취급 업소들도 내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월 들어 식사용 주요 메뉴 가격을 500원씩 인상한 김모씨(53·청주시 운천동·중국집 운영)는 "중화요리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이고 단골도 많아 웬만하면 기존 가격을 유지하려 했지만 업소용 중력 밀가루(20kg들이) 가격이 최근 1개월 사이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2만2000원까지 치솟다보니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중화요리 업소들의 하소연 뒤에는 밥을 재료로 한 중화요리가 밀가루로 만든 음식보다 500∼1000원 정도 비싸다는 사회통념을 이용한 꼼수가 숨어있다.

짬뽕밥과 자장밥, 볶음밥에는 전혀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고 주재료의 가격 변동도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중화요리 업소에서는 면류 가격 인상폭만큼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 음식의 가격인상 요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국제 콩값 상승으로 인한 식용유값 인상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채소 품목별 가격 등락폭 정도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화요리 업주들의 "재료비 상승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대목.

신모씨(33·여·청주시 상당구 영운동·회사원)는 "며칠전 짬뽕밥을 주문하면서 중화요리 주인의 '밀가루 가격 상승 때문에 가격이 1000원 오른 것 알고 계시지요'라는 말에 별다른 생각없이 시켜먹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밥이 주재료인 짬뽕밥 값이 왜 올랐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밀가루 가격이 올랐으면 밀가루로 만든 음식만 가격이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에 대해 박모씨(54·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중화집 운영)는 "짬뽕밥에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년간 중화요리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인건비나 재료비 등이 많이 올라 이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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