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 그 의미와 과제
이명박 시대, 그 의미와 과제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7.12.2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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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 경 훈 부장 <정치행정부>

'이명박 시대'가 활짝 열렸다.

권토중래(捲土重來) 10년만에 권력을 거머쥔 보수진영의 중심에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가 우뚝섰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5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냉철했다. 실정에 대한 여러 이유를 떠나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권은 바뀐다는 아주 간단한 진리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국민들은 도덕성 보다는 당장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시대정신은 '경제살리기'에 있었다는 것이 입증된 대선이었다. 변화를 택한 것은 국민들이었다. BBK동영상과 특검법 국회 통과라는 막판 돌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표의 결집을 이뤄내면서 압승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승리는 선거라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있어 제도적인 측면의 의미가 남다르다.

민주개혁세력이 지난 97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후 이번에는 보수세력으로의 정권교체로 볼 수 있다. 한국내 민주주의의 착근과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당시 정통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이회창 후보를 물리치고 야당지도자 김대중을 선택한 민심은 외신들로부터 혁명에 비유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두번째 정권교체는 분명 민주제도의 발전적 측면에서 또 다른 높은 가치를 갖는다.

이명박 승리의 해석은 보수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물론 옛날식 보수가 아니라 공동체적 보수로 나가야 한다는 명제를 안고 있지만, 큰 틀에서 가치의 변화를 분명히 느끼게 됐다.

그러나 대선 승리의 평가만큼이나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핵심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 대운하의 논란은 비켜가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개발시대 퇴행적 정책이라는 비판은 진보진영 뿐 아니라 보수진영에서조차 흘러나오며 일부 폐기 주문까지 제기됐다. 또 국가균형발전, 성장과 복지의 조화 등 그동안 10년 동안 제시된 진보적 의제를 어떤 해법을 갖고 마무리해 나가느냐도 관심거리가 됐다. 사실상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평가는 노무현 대통령 개인에게 집중된 면이 많았지 정책적 가치에 있어서는 높게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정책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가치 논쟁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압승을 이뤄냈지만,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는 권력 초반기 불안정성도 우려된다. 당장 대선에 패한 대통합민주신당을 중심으로 이명박은 당선자일 뿐이지 지도자로 인정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측면에서 일단 금이 간 상황에서 특검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은 녹록지 않다. 특검으로부터 다시 면죄부를 받을 경우 통치력이 보다 힘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조기 레임덕에 시달려 정치혼란마저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권력의 정당성 확보문제는 그래서 다른 것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서게 됐다.

대선 패배를 만회하기 위한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이 더 위세를 떨칠지도 모른다. 이와함께 당내에서 당권배분도 머리 아픈 과제다.

이처럼 이명박 당선자는 승리의 기쁨을 간직하고 출발하기보다 일단 불안한 출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지난 97년 최초의 정권교체가 한국민의 민주혁명으로 평가되며 희망의 분위기속에 이뤄진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 대해선 이 당선자의 지지층마저도 정권교체를 위한 묻지마 선택이라는 극단적 평가도 나온다. 이는 곧 노무현 정권심판의 주체는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었다는 뜻이다.

아무튼 이명박 후보는 승리를 이끌어냈다. 국민들이 선택한 만큼 당선자는 앞으로 정책을 통해 진면목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여망인 경제를 살리는 한 중심에 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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