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희망을 말하자
미래의 희망을 말하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1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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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 신 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이번 대통령선거는 격투기 선수의 난타전을 방불케 한다. 격투기 경기의 룰을 훨씬 뛰어넘어 공격하고 뜯어버리는 살생만이 적용되는 정글의 법칙이 난무했다. 정(正) ↔ 반(反)의 이분법적 상호비방이 선거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의 후보선출과정에서부터 투표일 직전까지 정책선거가 완전히 실종된 낙제점 선거전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참으로 여러 가지 특이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여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했는가 하면, 선거만을 위한 새로운 정당이 우후죽순격으로 태어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등장하여 대선전의 주연이 되는가 했더니, BBK와 김경준이 등장하여 주연을 포기해야 했다. 기세당당한 검찰이 등장해서 대선후보간 혈투극을 평정하는가 했더니, 그 대단한 검찰도 여권과 청와대의 역공을 받아 주춤해야 했다. 그 역공에는 BBK에 대한 UCC 동영상이 결정타를 날렸다. 아직까지도 영향력이 남았는지 DJ, YS, JP의 3김이 등장하여 훈수를 두기도 했는데, DJ는 훈수의 선을 넘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결국은 투표일 이틀전 국회의 '이명박 특검'이라는 목표를 향한 질주의 대혈투극 끝에 특검이 통과되었다.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도 분별하지 못하고 투표일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대선전이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문화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당사자들이 국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 누가 믿겠는가 참으로 슬픈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하더라도 우리는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 미래에 전개될 세계화를 주도할 선진국으로 가는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비전, 전략,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선진국으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

교수신문에서 2007 한국경제학회, 한국사회학회, 한국정치학회 주최 학술대회의 논문발표자를 상대로 차기정부의 국가의제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그 결과를 보면, 학자들은 차기정부의 목표를 '사회전체의 안정적인 삶'으로 설정했고, 그 구체적 실현방법에 있어서는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 의견은 분배중심의제, 성장중심의제, 대외관계의제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어떤 분야의 중요성이 더 우위에 있는가, 누구의 주도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어 충돌을 빚고 있다. 이는 이념, 사상, 제도, 지역 그리고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충돌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차기정부에서 추구할 기본목표를 '사회전체의 안정적인 삶'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의 두 가지로 설정했다면 근본적인 측면에서 충돌은 없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는 접근하는 정책결정자에 따라 상충의 개념이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측면에서 세부정책을 개발한다면 상충의 개념이 아니라 상호조화의 개념인 것이다.

작은 정부와 민간부문 자율성 증대, 투자증대와 일자리 창출, 문화·복지 증대와 사회안정성 증대, 지역경제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 교육경쟁력 제고와 산업경쟁력 제고, 미래성장동력 창출과 인재육성문제는 이 두가지 정책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주요 정책이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전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책인 것이다. 이번 대선전을 정책대결이 실종된 낙제점 선거전이라 규정지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미래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정책을 분별해 내서 그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에게 미래의 희망이 찾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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