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기름유출 피해보상
걱정되는 기름유출 피해보상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7.12.19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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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 부장 <서산>

태안 만리포 앞바다를 기름이 덮친지 18일로 벌써 12일째다.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 1만2000㎘는 태안반도를 휩쓸고 남으로 충남 경계를 넘어 사고지역에서 140떨어진 전북 군산 앞바다까지 오염시켰다.

황폐화된 어장만 5000를 넘어섰다.

충남 최대 양식어업이 발달한 가로림만과 서해바다 산란장인 천수만도 큰 피해를 당했다. 세계 3대 개펄 중 한곳인 태안 해안가의 대부분 개펄은 시커먼 기름띠 폭탄을 맞았다.

지금까지의 직간접적인 피해는 줄잡아 3000억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돌고 있다.

당국의 피해액 발표는 아직 없다.

피해 당사자들은 고작 3000억원이 뭐냐며 펄쩍뛴다. 다만 사고 선박회사와 보험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피해 보상금은 1500억원씩 최고 3000억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에 의해 주요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복구활동이 이뤄져 만리포 등 기름폭탄에 폐허가 된 곳이 하나둘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피해에 따른 보상금을 최대한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남 여수 앞바다에 좌초되면서 5000톤의 기름이 새나와 바다를 오염시켰던 씨프린스호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시 주민들은 2000억원 가량의 피해 보상금을 요구했으나 산출근거가 없는 보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때문에 실제 보상금은 주민들의 기대가 허망할 정도로 그것도 7년여 동안의 재판을 통해 고작 250억원에 머물렀다.

그런데 보상금을 통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이를테면 보상금 청구에 필요한 산출근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협과의 납품관계가 확실해 산출근거 확보에 어려움이 없는 각급의 어촌계는 별로 문제될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양식어업도 산출근거를 확보하는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세한 맨손어업인들은 산출근거를 만드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부분은 영세한 나머지 수협 등과 거래가 없고, 주로 시장에 내다팔거나 먹을거리용 어업행위에 그쳐 산출근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결국 보상에서조차 제외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간접적 피해보상을 놓고도 말이 많다.

태안은 4계절 관광지로 주수입원은 어업과 관광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관광은 태안군의 주소득원이다.

그런데 기름폭탄을 맞은 뒤 안면도 등 펜션업계는 예약 취소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기름폭탄의 연쇄 반응은 숙박업소와 횟집 등 음식업계도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차량통행도 줄어 주유소나 정비공장까지 손님이 뚝 떨어졌다고 당사자들은 볼멘소리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간접적인 피해 당사자인데도 이를 인정하려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18일 오후 3시 태안군 문예회관에서는 해수부 등 정부가 나서 주민 피해보상과 관련, 첫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는 주로 주민들의 피해보상절차와 자료수집 등에 관한 것이었다.

당국은 직접적인 피해당사자뿐만 아니라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서민들의 피해 최소화에도 행정력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대형화된 기득권쪽에만 행정력의 무게가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없는 서민들은 사정이 더 절박한데도 내동댕이 쳐질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가 기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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