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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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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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 태 제 <충북시민사회연대회의 상임대표>

엊그제 16일 TV에서 보도하는 두 편의 동영상과 이어지는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응을 보면서 종내는 극심한 혼돈에 빠지고 말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17일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강연에서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한 동영상에 이어 BBK와 자기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전혀 관계가 없으며, 문제가 드러난다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라도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하는 두 동영상의 극명한 대비 그리고 이어지는 해명, 즉 동영상에 나온 내용은 당시 신금융사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정확한 표현이 있었던 것뿐이라는 데에 이르게 되면 과연 저것이 무슨 논리인가 아니, 나의 사고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도무지 나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도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혼돈에 빠진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이명박 후보의 거짓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을 했는지, BBK의 실제 소유자인지, 법적 진위와 책임의 규명 이전에 이명박 후보는 자신과 BBK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 말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BBK사건을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아 왔다.

이명박 후보는 명함, 브로슈어, 언론 인터뷰 등 BBK와 자신의 관련성을 제기할 만한 증거와 정황이 나올 때마다 '거짓'이고 '오보'라고 주장해 왔고, 이제는 자신이 생생한 음성으로 대중 앞에서 한 강연마저 '홍보를 위한 부정확한 표현'이었다면서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 BBK와 자신이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것은 거짓임이 명백해졌으며, 따라서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결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강연내용이 사실이라면 그간의 해명과 주장은 모두 허위이기 때문에 법적책임 역시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대선기간 내내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진실을 호도하며 득표에만 급급한 것은 민주적인 선거질서를 교란하고 진실을 왜곡한 것으로서 거짓과 위선이 횡행한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것은 민주정치의 중대한 위기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국민을 기만하고 거짓으로 일관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에 대한 자질시비가 차기정부의 정통성시비로 이어져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전에 탄핵이니, 재선거니, 정치적 대혼란에 직면할 것이며, 이는 사회안정과 통합을 깨뜨리는 심각한 사회적·정치적 갈등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특검이 통과됐으니 진실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이지만, 그 이전에 이명박 후보는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

어떻게든 선거일을 넘기고 보자는 얕은 술수를 꾀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 후보가 그동안 해온 거짓 해명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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