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삼출성 중이염- 아이가 잘 못들어요
소아 삼출성 중이염- 아이가 잘 못들어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0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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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황 규 성 원장 <두리이비인후과>

부모라면 아이가 갑자기 밤에 귀가 아프다고 보채면서 엉엉 울어 한밤에 급히 응급실을 간 경험이 한두번은 있을 것이다. 귀(정확히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중이염인 경우다. 소아에서의 중이염은 취학 전 아이들의 80%가 경험하게 되는 흔한 질환이다.

코가 건강하거나 평소에 귀에 문제가 없던 아이들은 몇 번의 투약치료로 곧 잘 호전 되지만, 아데노이드비대가 있거나 만성 비염, 축농증이 있는 아이들은 중이의 압력을 조절하는 이관의 기능이 떨어져 중이 내에 삼출액(고름)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이환된다.

부모에 따라 급성 중이염에 걸린 아이가 귀가 아프지 않다고 하면, 귀 안이 정상인 줄 알고 급성중이염 상태에서 치료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병원에 오지 않다가 몇 개월 후 아이가 잘못 듣는 것을 알고 병원을 다시 찾는다. 이 때 이미 삼출성 중이염이 심한 상태인 것을 발견하고 적지않게 당황을 하게 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삼출성 중이염이 생기면 최초에는 약 2주간의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된다. 2주 만에 삼출성 중이염이 완치되는 것은 아니고, 약의 작용에 의해 삼출액이 줄어 들기 시작하면 추가적인 약물 치료 없이 정기적인 진찰과 경과관찰만으로도 약 3개월 후에는 90% 정도가 호전된다. 축농증이나 비염 등의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는 약물 치료기간이 휠씬 길어진다.

만일 항생제 투여와 정기적인 관찰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상 삼출성 중이염이 지속되는 경우이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청력장애 및 이에 따른 언어장애, 학습장애, 또한 고막과 중이내의 합병증 발생의 문제가 생기므로 수술적으로 중이와 외부에 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고막에 환기구는 단시간 내에 막히게 되므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조그마한 튜브를 넣게 되는데 이를 환기관(ventilation tube)삽입술이라 하며, 소아의 나이에 따라 부분마취, 또는 전신마취하에서 실시하게 된다.

필자가 약 10년전 모 초등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중이염 검사를 시행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에서 부모가 몰랐던 삼출성 중이염이 꽤 발견됐고, 그 환아들의 대부분이 집중력이나 학습능력에 장애가 있어 담임선생들이 놀라했던 기억이 있다. 만일 자녀가 TV 볼륨을 크게 듣거나 잘못 알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자녀의 귀를 한번쯤 검진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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