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평가는 죽어 관 뚜껑을 덮고야 알 수 있다.
사람 평가는 죽어 관 뚜껑을 덮고야 알 수 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27 2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 자의 목소리
이 인 수 <온누리수련원장 목사>

"내가 장차 어떤 사람이 될 것이냐"는 현재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로 결정된다.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은 역사의 심판대 앞에 서서 '당신은 용감했는가', '당신은 성실했는가', '당신은 헌신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모든 일을 결정했다고 한다.

대선이 그리 멀지 않았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많다. 온 국민 모두 정치인이 되는 계절이다. 요즘 빠짐없이 나오는 세상소식 중 부정과 비리 의혹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그저 모른다", "아니다"로 비방과 견제를 일삼아 상대방의 항문 속까지 훑고 덤비기도 하지만, 본인의 항문 속에선 장미꽃 향기가 나는지, 구린내가 나는지 궁금해 한다.

성경말씀에 간음한 여인을 데리고 온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예수께서는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했다. 그 시대는 양심이 있었기에 모두 물러가고 그 여인은 죽음을 면했다. 오늘날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과연 그 여인이 살 수 있었겠는가. 온통 네탓이라는 비난과 삿대질이 그칠 날이 없는 사회가 됐다.

정치인들이 멱살잡이 하고 침 튀기는 것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백성들이 많다.

보도에 의하면 상당수 교수들이 대통령후보 캠프로 몰려들고 있고 심지어 종교인까지 그 줄서기에 합류했다고 한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다는 것은 권장할 것이지 평가할 일은 아니다.

중국 사서(史書)인 진서(晋書)에는"사람은 죽어 관 뚜껑을 덮고 나서야 그 사람이 그렇게 훌륭한 일을 했었던가 하고 생전에 이룩한 업적이나 행동의 진짜 가치가 나타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세상은 변했어도 과거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인권회복과 역대전직 정치지도자들의 부패와 공적을 밝혀 역사의 진실을 말해 주고 있지 않는가.

저명한 한 정치가는 3가지를 통해 인격수양에 힘썼다고 한다. 첫째, 스스로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둘째, 어떤 사람에게도 해를 주어서는 안 되며 감정을 해치거나 욕을 해서도 안 된다. 셋째, 어떤 사람이 든 동포이기에 인류애 정신으로 삼으리라.

최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삼성의 로비대상자로 밝힌 명단은 충격 그 자체였다. 검찰총장 내정자, 대검중수부장, 국가 청렴위원회 등 국가 기강과 법치를 세우는 최고 책임자들이 수년간 삼성의 로비 내정자였다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이라 하니 수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사실이라면 사회 선의 기준인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는 것이 된다.

특히 명예와 양심의 상징인 곳마저 부정과 비리가 퍼져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현직 국세청장의 뇌물혐의사건을 비롯해 교육계의 입시문제 유출사건, 불법집회 등 양심이 사라지고 신뢰할 수 없는 사회로 변해 가는 것이 국가 최대의 위기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사명감을 지닌 종교인과 지도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너는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맑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출애굽기서 23장8절)

"그들은 뇌물로 인하여 악인을 의롭다하고 의인에게서 그 의를 빼앗는도다."(이사야서 5장 23절)

이번 국가의 최고 지도자를 뽑는 대선 열풍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남에게 탓을 돌리지 않고 국민의 모든 문제를 더 많이 책임지려는 든든한 지도자가 뽑혔으면 한다. 역사를 잊은 국민은 미래가 없다. 역사를 잊으면 미래를 꾸려 나갈 수가 없다. 미래는 과거에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