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도 깜빡하는 운전문화
깜빡이도 깜빡하는 운전문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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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반 영 섭 <맹동초등학교 교사>
70년대 초만 해도 집집마다 자가용을 타고 다닌다는 선진국의 얘기가 꿈같이 들리기만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마이카시대가 된다고 매스컴에서 떠들 때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의심했다. 그런데 7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도 그 꿈같던 자가용시대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자동차 홍수시대를 맞고 말았다. 지금은 1가구 2차량, 3차량 가구가 수두룩하니 말이다.

그러나 급격한 자동차보유율 증가는 자동차 의존형으로 일상생활패턴을 바꾸어 놓았고, 생활방식과 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이 70∼80년간 경험한 자동차생활상의 변화를 우리나라는 불과 20∼30년만에 경험하게 된 것이다.

청주에서 음성과 진천을 거쳐 삼성과 맹동으로 자가용 출퇴근한 것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헌데 출퇴근 길에서 그간 경험한 자동차문화는 한마디로 실망스러움 그 자체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안 지키는 사례를 들어보면 운전면허 취득 때 배운 가장 기본이 되는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무슨 카레이서라고 추월하거나 차로를 바꿀 때 깜빡이도 켜지 않은 채 지그재그로 쌩쌩거리며 달린다.

심한 경우 아침 출근길 안개 때문에 한 치 앞을 겨우 식별할 정도의 시야에서도 당연히 켜야 할 안개 등과 미등을 켜지않고 가는 차가 수두룩하다.

왜 필요할 때 사용하라고 장착되어 있는 안개등을 사용치 않는 것인가 살짝이라도 내 차 뒤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덤터기를 씌워 한몫 잡아보자는 속셈이 아니가 의심된다. 선진국에서는 맑은 날도 미등을 켜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우리는 그 것을 지키지 않을까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그 쉬운 일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올바른 교통문화인식과 실천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듯이 언제나 상대방 운전자를 배려하고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즐거운 출퇴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침 출근시간이 즐거워야 하루의 일과가 즐겁지 않겠는가. 그래야 교사는 제자들에게 참교육을, 공무원은 친절한 민원봉사를, 그리고 회사원과 공장직원들은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듦으로써 밝고 명랑한 사회가 이룩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자동차문화는 앞으로 계속 증가될 자동차보유율을 감안하면 조속히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의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오는 2020년에는 약 3000만대의 자동차 시대가 예견된다고 한다. 세계 5위의 자동차생산국에 걸맞는 선진국형 자동차문화 정착을 위하여 너나 할 것 없이 기본적인 교통문화 부터 지켜야 한다고 본다. 가장 기본적인 깜빡이도 안 켜는 부끄러운 현실을 우리 모두 하루 빨리 벗어나 선진교통문화 실천에 앞장서야겠다.

또한 경찰서와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에서도 매일 각종 단속이나 처벌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선진교통정책 개발과 교통문화 정착에 대한 홍보 및 계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상쾌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아름다운 미소가 가로수에 휘날리는 출퇴근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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