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과 올 대선판
김경준과 올 대선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1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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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경준이라는 대선정국의 '태풍의 핵'이 한국에 상륙했다.

19일로 올 대선이 꼭 'D-30'인 상황에 국민과 정치권의 이목은 서울 서초동에 쏠려 있다. 이미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폭발력을 갖고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김경준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극비리에 소환된 뒤 검찰로 향했고, 주말과 휴일 구속까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밖으로 흘러나온 그의 말은 단 두마디뿐이었다.

검찰 청사로 들어가면서 "일부러 이때 온 게 아니다. 민사소송이 끝나서 왔다"는 말과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준비해 온 자료가 있냐'는 질문에 "(미국에서)갖고 온 게 있다"고 답한 것 뿐이었다.

이 같은 두 문장의 그의 말은 시시각각으로 매체를 통해 초미의 관심사항으로 대서특필되고 있다.

검찰이 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라도 하면 대선판이 어떻게 될지 예측이 충분히 가능해진다.

아마도 이번주가 올 대선의 중대 고비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주초부터 온 나라가 김경준이라는 '판도라의 상자'에 무엇이 담겨 있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결국 열쇠는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의 입을 통해 풀어질 것이다.

대선 때마다 검찰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지난 97년 대선 직전,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20억 원을 받았다는 이른바 DJ 비자금 사건이 불거졌지만, 검찰은 수사를 유보했다. 수사 유보는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2002년 대선 때는 선거를 두달 가까이 앞두고 이뤄진 검찰의 김대업 사건 수사 발표가 대선 결과를 사실상 좌우했다. 병풍으로 이회창 후보는 또다시 낙마했다. 검찰 수사는 이번 대선에서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밖에 없게 됐고, 그 결과에 따른 일희일비(一喜一悲)는 분명해졌다.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대선판이 들썩이는 이런 현상을 놓고 한국 대선의 고질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지적도 많다.

문제는 당장 검찰이 어떤 수사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까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제기된 이명박 후보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우선 후보 자격 시비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전 대표쪽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의 움직임은 달라지게 된다.

더욱이 이 후보가 기소될 경우 현행법상으로는 피선거권에는 영향이 없지만, 한나라당 당헌상 당원권 정지규정에 해당돼 후보자격 박탈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 후보가 낙마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후보 추대 움직임이나 이회창 후보로의 급격한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범여권으로서는 이 후보의 혐의가 밝혀지고 지지율이 급격히 빠지면서 이명박-이회창-정동영(또는 문국현)의 대등한 3자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또 이런 혼란속에 정 후보의 급반등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리게 되면 고공행진으로 이어온 이 후보의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고 대선승리 가능성은 더욱 확고해진다.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총공세에 나섰던 범여권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대선 뿐 아니라 총선 패배라는 암울한 미래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검찰이 수사를 장기화 하거나 도곡동 땅 수사 때처럼 애매한 결론을 내게 되면 대선정국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남는 건 치열한 공방전 뿐 일 것이다.

후보등록까지 앞으로 1주일, 대선까지도 이제 불과 한 달. 대선가도에 미칠 '경우의 수'는 몇개로 압축됐지만 그 파괴력은 시계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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