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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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사무국장 <불교연합회>

계절은 만추인지라 만산홍엽으로 장엄한 자연이 아름답다. 길 위에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도 때로는 떠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가르침을 주는 것 같다.

요즘 언론에 주로 등장되는 대선 후보들의 동정을 보면서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에서 누구에게 소중한 한 표를 보태줘야 할지 자못 고민스럽다. 모두들 자기들만이 대한민국의 진정한 지도자이고 국리민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당선되고 나면 국민을 실망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석가모니 부처께서 많은 무리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수장자를 만나서 어떤 원칙으로 대중을 이끌어가고 있는지 물었다. 그 때 수장자는 "첫째는 은혜를 베풀고, 둘째는 부드럽고 고운 말을 쓰며, 셋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며, 넷째는 고락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라고 답하자 부처님은 "옳다. 이런 방법으로 대중을 이끈다면 어떤 대중도 이끌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중아함경 中)

남의 우두머리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베풀 줄 알아야 한다. 재물이나 지식을 독점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믿고 따른다. 또한 지위가 높다고 권위적이거나 무시하는 언사를 쓰거나 무조건 억누르려고만 하는 것은 대중을 기분 나쁘게 할 것이다. 지위가 높을수록 겸손하고 부드러운 말을 사용해야 한다. 높은 권력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무엇이 대중의 이익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면서 처신해야 한다.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대중은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자기는 높다고 우산을 쓰고 다른 사람들은 낮다고 비를 맞게 하는 것은 대중지도자가 할 행동이 아니다. 진정한 존경은 지위의 높고 낮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락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을 보여주는데서 진정한 경외심이 우러나는 것이다.

국민의 이름을 팔아서 자기의 이익과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에 챙기려 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실망과 배신감을 느낀 국민이다. 그러면서도 이번 만큼은 잘 선택해야지 하는 다짐도 해보지만 아직도 그 속내의 진위를 파악하기에는 자신이 없다. 자기만이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고,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가슴에 와 닿지를 않는다. 국민에게 진정한 존경과 신뢰를 받는 지도자가 없었음이 안타깝고 이합집산의 행태와 국론 분열을 가져다 준 정치인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이제 선택의 날이 멀지 않았다. 누구를 선택하느냐의 기준을 정함에 있어서 사사로운 감정이나 작은 이익에 부합하기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번 되새겨 냉철하게 판단해 본다면 후회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베풀 줄 알고, 부드럽고 자기를 낮추는 언행, 국가의 이익을 앞세울 수 있으며, 국민과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할 지도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국민에게 존경받고 후세에도 오래도록 칭송받는 지도자를 갖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소망이 아닐까. 낙엽을 떨친 나뭇가지에 내년 봄에는 새로운 새싹이 힘차게 돋아서 더 푸르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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