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주택건설 기업윤리
이 시대의 주택건설 기업윤리
  • 문종극 기자
  • 승인 2007.10.22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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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문 종 극 <편집부국장>

분양가 상한제로 신규 분양 아파트에 최장 10년간 전매 제한이라는'족쇄'로 인해 투기대상에서 아파트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피부로 감지되고 있다.

청주지역의 경우 내집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신규 분양 아파트보다는 기존 아파트를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충북지역 부동산업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내집마련에 나서는 10명중 1∼2명 정도가 기존 아파트 매입에 나서던 것이 올 하반기 들어 절반을 넘어선다는 것이 비공식 집계다.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광역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한 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대세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투기 대상으로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주택건설사들이 신규 분양 아파트 수요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는 주택건설사들은 미분양인 경우 계약금의 10∼20%만 납부하고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거나 분양가를 할인해 주기도 한다. 발코니 확장은 물론 새시까지 무료로 해주는 인센티브도 있다.

주택건설사들이 수요자를 찾기 위해 제시하는 인센티브를 보면 P산업은 온라인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400만원 상당의 가족 여행 상품권과 제주도 가족 여행권, 가족 휴가비, 외식상품권, 문화상품권, 영화예매권, 백화점 상품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I건영은 홈페이지 속에 숨은 행운의 아이콘을 찾은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슬림형 TV 등 경품을 준다. S물산은 TV CF에 등장하는 대사 중 한 구절을 맞추면 추첨을 통해 삼성 파브 TV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D산업은 단풍놀이 사진을 올린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2만원)을 제공하고 매월 진행 중인 마티네 콘서트도 진행 중이다.

이는 실수요자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여진다.

그러나 주택건설사들의 홍보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실수요자 못지 않게 투기를 염두에 둔 수요자도 많이만 와 달라는 것이다.

이제는 내집을 마련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신규 아파트를 차지하는 정상적인 분양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파트가 투자 대상으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의 정착을 위해서는 아파트에 대한 국민 의식변화를 유도하는 강도 높은 정책과 함께 주택을 공급하는 주택건설사들의 판촉전략도 변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최근 한 조사결과는 힘을 빠지게 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최근 1년 이내 분양을 받았거나 향후 3년 이내 분양받을 계획을 가진 온라인 회원 1276명을 대상으로 '아파트 분양시 가장 중요한 외부요인'을 설문(복수응답)한 결과, 69.0%가 투자가치를 손꼽았다는 사실이다.

참여정부가 주택 개념을 소유에서 주거로 바꾸겠다며 의욕적인 부동산정책을 펼쳤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 소유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국민 의식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과 함께 주택건설사들의 돈벌기도 이제는 한탕(?)이 아닌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티끌모아 태산'이 되는 경영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건설사들의 투자가치 운운이 지속될 경우 국민들의 한탕(?)미련은 여전히 아파트에 남아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시대에 도래한 주택건설기업의 기업윤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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