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공단 현안 해결 나몰라라
대산공단 현안 해결 나몰라라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7.10.18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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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부장(서산·태안)>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독곶리 일원 바다를 매립한 1000만의 면적에 삼성, LG, 현대오일뱅크, 롯데 등 대기업이 입주한 대산 석유화학 공단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1986년, 나머지 기업은 1989년부터 각각 가동에 들어간 대산공단은 울산, 여천과 함께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을 이끌고 있다.

국가공단인 울산, 여천과는 달리 이곳은 순수 민간자본 10조원 가량이 투입돼 건설된 대규모 민간 공단이다.

국가공단은 공단에 필요한 제반 인프라 시설을 국가가 투자하지만, 이곳은 물, 전기, 도로 등 기업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기초 기반시설까지 기업들이 수 천억원씩 투자해 조성한 민간공단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의 대산 석유화학공단은 민간공단의 한계를 뛰어넘어 명실공히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의 전초기지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대산 석유화학공단은 치솟는 물류비용 때문에 경쟁력을 더이상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접근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결국 도로망 구축이 기업들이 바라는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최근 대산항이 개항됐지만, 수출·입 물동량 중 컨테이너를 수용하지 못하는 잡항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곳 공단의 불만요인 중 하나다.

이처럼 대산 석유화학공단은 원활치 못한 수송로를 확보하지 못해 생산원가 부담이 큰 물류비용을 감당하면서 세계 석유화학 기업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게 오늘의 석유화학 대산공단의 현실인 것이다.

최근 대산 석유화학 공단에서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단측은 폭증하는 물류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최우선 방안으로 국도 38호선(대산-당진간)의 4차로 확장을 꼽고 있다.

그동안 서산시를 비롯해 충남도, 국회의원과 지역 유지들을 찾아다니며 이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허사였다.

급기야 공단측은 협의체를 구성, 건설교통부 등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업을 요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직접 나서게 된 배경 중 한 사례를 보자.

울산이나 여천지역 관계기관들은 사전에 기업활동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스템이 가동되는데 비해 서산시는 그렇지 못하다고 공단측은 불만이 높다.

이해관계가 있는 서산과 당진 국회의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당진출신 의원은 "어서 오십시오. 무얼 도와드릴까요. 38호선 확장사업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반겼다.

정작 서산출신 의원으로부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검토해 보겠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날 방문 일행은 서산출신 의원이 우리를 귀찮아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 실망감이 컸던 기억을 아직도 지우지 않고 있다.

이같은 결과가 나타나자 공단측은 아예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건설교통부를 찾았다.

건교부 관계자는 "참 이상한 일입니다. 지역 국회의원이나 기관들이 앞장서 사업요구를 하는데 왜 서산지역은 기업체가 직접 나서 사업을 요구하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그때 공단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쥐구멍이 어딘가'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대산공단측의 생각은 38호선 확장이 우선이라고 보는데 서산시는 이보다는 철도유치를 우선사업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산공단에서는 한해 국세 2조7000억원을 내고 일선자치단체의 살림에 없어서는 안 될 지방세도 연간 평균 200억원씩을 감당하고 있다. 이는 올해 서산시 전체 지방세 징수 목표액 1000억원 중 20%나 된다.

그런 대산 석유화학공단을 서산시와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역 유지들이 나몰라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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