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꿈에 본 조선 청년 위로하고파"
16년전 꿈에 본 조선 청년 위로하고파"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0.05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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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씨, 청주공예비엔날레 방문
"16년전 꿈에 본 강제 징집돼 가미카제로 목숨을 잃은 조선 청년 탁경현씨의 귀향기원비를 그의 고향인 서포면에 세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마침 청주국제공에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어 기원비 제작 작가를 조직위원회에 일임하기 위해 청주를 방문했습니다."

일본의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씨(51)는 4일 오전 10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을 방문해 이같이 밝히고 "일본인으로 직접 쓴 비문을 한국의 조각가가 제작해 세워진다면 더 뜻 깊은 의미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대표적 친한국 여배우인 구로다씨는 일제강점기 가미카제로 징집돼 목숨을 잃은 탁경현씨의 영혼을 위로하고, 일본인으로서 비극적 전쟁에 대한 참회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탁경현씨의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왔다.

이처럼 일본인인 구로다씨가 억울하게 죽은 한국인을 위해 일하게 된 데는 꿈속에서 조선 청년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난 1991년 여름, 꿈에서 낯선 조선인 청년이 나타나 '나는 비행기 조종사다. 전쟁에서 죽은 것은 후회가 없다. 하지만 조선인으로서 일본인의 이름으로 죽은 것이 억울하다'는 꿈을 꾼 뒤 그 청년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며 "꿈속의 청년이 비행사라는 점과 억울하게 죽었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그를 찾던 중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징집돼 가미카제로 죽은 한국인 탁경현임을 알게 됐다"며 죽은 탁씨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구로다씨는 "죽은 탁씨를 조사하던 중 홍종필 전 명지대교수를 만나 당시 가미카제로 죽은 한국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알게 됐다"며 "이번에는 탁경현씨의 억울한 죽음과 한을 풀어주기 위해 그의 고향인 서포면에 귀향기원비를 세우지만,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억울한 한국사람들을 찾아내고, 어린이를 위한 교육 교류에 힘써 한·일 두 나라 간 평화를 가져오는 일에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이러한 구로다씨의 뜻을 반영해 특별히 고승관 조각가에게 귀향기원비 제작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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