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키운 축제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
잘키운 축제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7.10.01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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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빈 강정' 지역축제 현황
축제의 계절… 우리도 '대박' 내자

도내 68개 축제 진행… 1회성·예산낭비
체험형 문화콘텐츠·특성화 이벤트 부재

편집자 주
10월 축제의 계절이 다시 찾아왔다. 괴산 청결고추축제, 단양 온달문화축제, 충주 호수축제, 보은 사과축제 등 충북도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축제가 68개나 된다. 충주세계무술축제와 영동 난계국악축제처럼 문화관광부가 지원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축제부터 기초자치단체 예산으로 충당하는 소규모 축제까지 도내에선 1년내내 축제가 벌어진다.

이에 투입되는 지방예산만 지난해 기준으로 13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일회성, 혹은 예산낭비에 불과한 동네잔치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충북축제의 바람직한 방향을 짚어보기로 했다.


현재 충북에서 열리는 축제중 그나마 남는 장사를 하는 것은 농특산물을 주제로 하는 축제에 불과하다.

지난 8월 열린 '단양마늘 5일장' 축제는 군비 1억원을 들여 마늘 2만접을 판매, 4억원의 직접수익을 올렸으며, '영동포도페스티벌'은 군비 2억9000만원을 들여 28톤의 포도를 직판해 행사판매장에서만3억4000만원 매출실적을 올리는 등 총 9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이와 함께 '괴산고추축제'는 문화제와 통합해 도비 4000만원을 지원받아 총 3억원을 들여 직·간접으로 2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특화된 농특산품을 대상으로 열린 도내 축제는 전체의 29.4%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역사·인물을 주제로 한 축제가 15개, 자연환경 12개, 전통민속 9개, 문화예술 7개, 기타 5개 순으로 축제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러나 충북의 경우 소소한 농특산품 축제를 제외하고는 이른바 '대박' 축제는 찾아볼 수 없어 전국에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데 한계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드물게 국제행사로 진행되는 축제로는 청주시가 개최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유네스코 직지상, 충주세계무술축제, 제천 국제음악영화제뿐이고, 이마저도 인지도가 낮아 도내 학생단체 관람객만 행사장에 가득할 뿐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선 도내 축제가 대부분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문화가 혼재된 정적인 문화재적 가치만을 부각시켜 요즘 세대가 주목할 만한 컨셉트나 매력에서 크게 빗겨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 5일제 시대를 맞아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혹할 체험형 문화콘텐츠가 빈약하고, 이를 연계할 주변 관광명소나 특성화된 이벤트가 없어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지난 5월 전남 함평이 7억원을 들인 나비축제는 6일만에 100억원을 남겨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알록달록 화려한 꽃밭과 수만마리의 '나비'는 볼거리에 메말라 있던 전국 38만명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지난 1월에 열린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 축제는 9억원을 들여 군 예산 40%에 달하는 150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다른 곳 보다 빨리 추워지는 강원지역의 특성을 십분 살려 '화천'의 이미지를 산천어 축제에 맞게 탈바꿈시켰다. 이는 연매출 1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을 10개를 유치한 것과 다름없는 강력한 경제 파급효과를 입증한다.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정책팀장은 "충북은 전국에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 배후지역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나, 관광기반시설의 부족과 관리운영체계의 미흡, 전략적인 관광상품이 전무해 새로운 관광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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