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3사로 재편한 韓 조선업계, 슈퍼사이클 맞는다
민영 3사로 재편한 韓 조선업계, 슈퍼사이클 맞는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5.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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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선박 교체와 IMO 환경규제 등 선박 교체 수요↑
올해부터 저가 수주 지양 통한 흑자 전환 본격화 예상

선종별 수요도 '맑음'…인력 충원해 슈퍼 사이클 대비



민영 3사 체제로 재편된 국내 조선업계가 풍부한 일감과 선가 상승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증권가는 이미 3차 슈퍼사이클 초입에 들어선 상황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저가 수주 지양, 선가 상승,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 등이 실적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이미 3년치 이상의 수주 물량이 쌓여있는 상황인데 향후 3~5년간 꾸준한 발주가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내 조선업계의 슈퍼사이클은 2번에 걸쳐 이뤄졌다. 가장 최근에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글로벌 물동량 성장이 급증하며 선박 수요가 늘어나 국내 조선사들이 슈퍼사이클을 맞았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어려움에 처했다. 발주량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무리한 저가 수주로 많은 조선사들이 문을 닫게 된 것도 이 시기다.



2008년 글로벌 조선사 수는 1020개에 달했지만 올해 4월말 기준으로는 343개로 감소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양플랜트 시장을 개척했고 LNG운반선, 쇄빙 LNG운반선, LNG재기화선 등 LNG 선박 건조 능력을 강화했다.



10여년이 넘는 기간에 어려움을 겪은 조선업계는 2021년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글로벌 해운업 호황에 따른 대규모 발주가 진행되며 국내 조선업계는 2021년과 2022년 2년만에 3년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쌓았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2008년 이전에 인도됐던 선박들의 노후화가 진행되며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커진 데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선박 연령이 15년 이상 된 노후 선박 비중은 37.7%로 선종별로는 탱커(47.0%)와 컨테이너(43.6%), LPG 운반선(39.5%) 등 노후 선박이 많다.



선종별로는 탱커의 경우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금수 조치에 따른 해상 물동량 상승 영향으로 공급대비 수요가 많아졌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컨테이너선은 IMO 환경 규제에 가장 민감한 선종으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는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는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의 메탄올 연료 선택에 따른 메탄올 추진선 중심의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LNG 운반선은 국내 조선소들의 한정된 건조 능력과 기술력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수주량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55척 이상의 LNG운반선 수주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민영 3사 체제로 재편된 것도 슈퍼사이클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요소다. 과거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기도 했지만 한화오션의 경우 저가 수주를 지양하며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



슈퍼사이클 시대 도래가 임박하자 각 조선사들도 인력 충원에 나서며 이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새롭게 출범한 한화오션은 다음달부터 대규모 채용을 통한 우수인력 확보에 나선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상반기에만 3차례 채용을 진행했고, 삼성중공업도 태국 조선업 숙련공을 비롯해 국내 인력 충원을 위해 금명간 대규모 채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의 3차 슈퍼사이클은 평균 30년 이상 걸리는 주기보다 빠르게 도래할 수 있다"며 "대형 조선사들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선만큼 올해는 2010년대 이후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선가와 LNG 운반선 중심의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유지하며,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확인될 경우 곧 도래할 제3차 슈퍼사이클 시기에 어느 때보다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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