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자체 여력 한계 … 정부 인프라 구축 나서야
보은군 자체 여력 한계 … 정부 인프라 구축 나서야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4.16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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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해법 국립공원에서 찾는다
② 속리산국립공원과 쇠락한 관광지
천연기념물·문화재 보존 … 소멸위기 극복 투자 시급
교통·IT 발달로 접근성 용이 불구 관광객 하락세
상가지구도 국립공원 지정에 규제 영향 탓 제자리
입장료 폐지 기대 … 케이블카 설치 추진은 답보상태
법주사 전경
법주사 전경

 

속리산은 1970년 국립공원에 지정됐다. 전국에서 여섯 번째, 충북 국립공원 3곳 중에서 가장 먼저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속리산국립공원에는 백악산, 묘봉, 칠보산, 대야산, 군자산 등 크고 작은 산들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화강암이 잘 발달된 속리산은 기암괴석의 자연 전시장이다. 괴산의 화양동, 쌍곡 등 계곡도 잘 보존돼 있다. 괴산화양구곡은 속리산국립공원을 굽이쳐 흐르는 화양천 3㎞에 걸쳐 하류인 1곡부터 상류인 9곡까지 보존이 잘 돼 있어 명승지로 지정됐다. 속리산 등산로는 법주사와 경북 상주 화북면의 두 코스가 있다. 주봉인 천왕봉보다 문장대 경치가 더 아름다워 인기가 있다. 천년가람 법주사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다. 불교성지 중 한 곳인 법주사에는 팔상전(국보 제55호), 쌍사자석등(국보 제5호) 등의 문화재와 국내 최대의 금동미륵대불이 있다. 정이품송, 망개나무 등 천연기념물과 문화재가 잘 보존된 곳이다.

말티재고개
말티재고개

 

#쇠락한 70년대 국민관광지 속리산국립공원

수려한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을 간직한 속리산국립공원은 1970년대 설악산 등과 함께 수학여행지와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현재 속리산국립공원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의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확인한 결과,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속리산국립공원(법주사) 입장객은 38만2953명이었다. 속리산 관광객은 1997년 202만명까지 기록했지만 1998년 IMF 영향으로 127만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최악한 상황을 맞았다. 2020년 입장객수 29만9000명으로 속리산국립공원 지정 반세기만에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엔데믹으로 회복세에 있지만 속리산국립공원은 가보고 싶은 관광지에서 쇠락한 관광지가 됐다.

속리산은 국립공원 지역을 확대하고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을 그대로 간직해오고 있다. 교통발달로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다. IT발달로 관광정보 접근도 용이하다. 그런데 속리산 관광객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속리산 상가지역
속리산 상가지역

# 시간이 멈춘 속리산 상가지구

속리산면 상가지구는 56만1983㎡(17만평) 면적에 상가와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1970년대 유명 관광지로 각광받던 때 개발된 모습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수십년 동안 바뀌지 않는 관광지 모습은 국립공원 지정에 따른 각종 규제 영향이 원인이라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2010년 국립공원에서 해제됐지만 13년이 지난 현재 속리산 상가지역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지난 4일 오전 속리산 상가가 밀집된 곳에서 관광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상가지역 뒤편 즐비한 숙박시설은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상가지역 뒤편은 1970년대 개발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상가건물 뿐 아니라 버스터미널은 70~80년대 시골 면소재지의 터미널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50년 전 수학여행객과 신흔여행객이 몰려던 속리산 상가지역이 과거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국립공원에서 해제되면서 용도가 상업지구로 변경, 건폐율이 크게 낮아졌다. 속리산 상가지역의 땅 소유주는 법주사다. 상인들이나 주민들은 남의 땅을 임대해 건물을 세운 것이다. 땅과 건물주가 다른 특수 환경에서 국립공원 해제에 따른 상업지구 전환, 건폐률 축소라는 복병을 만났다. 관광활성화를 위해 지정했던 관광특구도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을 위축시켰다. 국립공원구역에서 해제되면 상업시설을 늘리고 고쳐 상가지구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이 컸다. 내 땅도 아니고 건물의 새롭게 단장하기도 쉽지 않고, 관광객은 크게 늘지 않으니 투자가 이뤄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괴산의 화양동, 쌍곡 등 속리산국립공원 역시 체류형 관광인프라 부족으로 관광객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속리산 세조길자연관찰로
속리산 세조길자연관찰로

 

# 소멸위기, 지자체만의 일인가

속리산국립공원 상가지역 주민들은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에 기대하고있는 분위기다. 케이블카 설치도 관광활성화 대안으로 추진되다가 답보상태다.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가 확정되면서 속리산국립공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입장료 폐지가 관광객 증가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속리산 상가지역이 현대 관광트렌드 맞춤형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긴 요원해 보인다. 정부와 충북도의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보은군은 반세기동안 보존된 국립공원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전지훈련과 골프장 개발 효과를 누리고 있다. 말티재 휴양림 등 속리산권역에 휴양시설을 조성하고 전지훈련 선수단을 유치하면서 나름 지역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단체의 정책개발과 추진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은군은 국립공원과 대청호로 인한 규제지역으로 낙후지역이자 소멸위기지역이 됐다. 소멸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속리한국립공원 권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국립공원과 대청호를 활용한 관광활성화를 위한 보은군 자체 투자 여력과 자본 유치에 한계가 있다.

대자본의 유입을 통한 속리산국립공원 권역의 인프라 구축, 콘텐츠 개발이 없으면 지역소멸에서 벗어날 방법이 요원하다.

/글·사진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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