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보존 자연의 보고 `잠재력 무궁무진'
반세기 보존 자연의 보고 `잠재력 무궁무진'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4.09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소멸 해법 국립공원에서 찾는다
① 프롤로그
속리산·월악산·소백산
충북 국립공원 지정 후
문화유산 등 고이 간직
개발 제한에 주민 희생
수백년 삶의 터전 떠나
5개 시·군 소멸 가속도
인간·자연 공존책 모색
생존 위한 숙명적 과제
월악산국립공원 정상 영봉
월악산국립공원 정상 영봉
속리산국립공원 세조길자연관찰로
속리산국립공원 세조길자연관찰로
괴산군 청천면 화양계곡
괴산군 청천면 화양계곡
소백산 남천계곡
소백산 남천계곡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총 22곳이다. 면적은 국토의 6.7%인 6726㎢이다.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전국 해상, 해안, 반도, 산악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충북은 속리산국립공원, 월악산국립공원, 소백산국립공원 3곳이 지정돼 있다. 면적은 속리산국립공원 274.766㎢, 월악산국립공원 287.571㎢, 소백산국립공원 322.011㎢이다. 경북지역을 포함한 면적이지만 충북도 전체면적 7407.19㎢의 10%가 넘는다. 충북의 국립공원은 1970년 속리산을 시작으로 월악산(1984년), 소백산(1987년)이 순차적으로 지정됐다. 속리산국립공원의 경우 지정된지 53년이 됐다. 충북 전체 면적의 10%에 달하는 면적이 반세기 동안 보존된 것이다. 반세기 동안의 보존 노력 덕분에 충북의 3개 국립공원은 대표적인 자연자원의 보고(寶庫)가 됐다.

# 충북 국립공원의 자연과 문화유산

충북의 국립공원 3곳에는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이 곳곳에 있다. 불교와 유교문화가 공존한다.

보은지역 속리산국립공원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천년가람 법주사, 각종 국보급과 보물급 불교문화유산이 있고, 괴산지역에는 유교문화유산이 있다. 6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속리산 망개나무(천연기념물 207호) 등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월악산국공원에는 충주 미륵대원지,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 괴산미륵리오층석탑 등의 문화유산과 제원송계리망개나무, 솔나리, 왕제비, 산양 등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월악산국립공원은 충주호가 인접해 있어 관광잠재력이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은 천연기념물인 소백산주목군락과 죽령, 남천계곡 등 아름다운 계곡, 폭포, 기암 등이 곳곳에 있다.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가 자리잡고 있는 소백산은 우리나라 제일의 우주관측소인 국립천문대를 품고 있다. 연화봉 주변의 철쭉 군락지의 아름다운 풍광은 매년 많은 탐방객들을 유혹한다.



# 국립공원 보존위한 규제와 주민 희생

충북의 국립공원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천혜의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의 보고로 보존되기까지는 지역주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충북의 국립공원은 백두대간이 있는 산악지대다. 이들 지역에는 오랫동안 자연자원에 의존하면서 삶을 영위했던 원주민들이 있었다. 수백년 동안 조상들이 살던 터전을 지켜왔던 곳도 있었다. 그런 자연부락들이 이젠 거의 사라졌다. 국립공원 지정에 따른 각종 규제가 지역주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었다. 공원 지정 초기에는 공원법 때문에 개발행위는 꿈도 꾸지 못했다. 사유재산 침해 논란을 빚는 등 갈등이 심화됐다.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자 공원지역 일부 해제, 공원법 완화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주민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수백년 동안 자연에 의존해 살아왔던 지역주민들은 생활 불편이 해소되지 않자 정든 고향을 떠났다. 주민들이 떠난 곳은 공원관리공단측이 민원 소지를 제거하기 위해 땅을 사들여 삶의 흔적을 없애거나 일부는 외지자본이 유입되면서 마을형태가 바뀌기도 했다. 원주민들이 떠난 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은 소멸의 길을 가고 있다.



# 국립공원 지역의 소멸위기 극복을 고민한다

충북의 3개 국립공원이 있는 곳은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괴산군, 보은군 등 5개 시군이다. 이들 시군은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군지역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로 소멸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농촌과 산촌이면서 국립공원이 있는 곳이다. 소멸위기에 몰리는 조건을 모두 갖췄다. 반세기 동안 국립공원으로 인한 각종 규제로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없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지역의 인구 감소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이 먼저 소멸될 수도 있다. 무한한 부가가치와 잠재력이 있는 자연문화유산의 보고(寶庫)를 만든 지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동안 소멸위기에 놓인 지자체와 국립공원측이 잘 보존된 국립공원의 자연자원 활용 노력은 있었지만 지역주민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성과는 없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유하고도 소멸위기 지역을 지켜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은 이제 국립공원을 지켜낸 지역의 숙명이 됐다.

반세기동안 보존한 국립공원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 그 잠재력을 깨우고 활용한다면 소멸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수도 있다. 더 늦기전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에 본보는 총 7회에 걸쳐 천혜의 자연자원 등 잠재력있는 국립공원을 보유하고도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엄경철 선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