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와 점심 NO” MZ·기성세대 왜?
“직장동료와 점심 NO” MZ·기성세대 왜?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3.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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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세대 가치관 변화 연구보고서 공개
MZ세대 “개인시간 활용” 기성세대 “배려차원”
공식업무 시간에만 연락 등 업무태도 차이 확연
도내 지자체별 소통 중심 조직문화 개선 안간힘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청주의 한 새내기 공무원 김모씨(여·25)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영어 회화 `인강(인터넷 강의 줄임말)'을 듣는다. 점심은 출근길에 사온 샐러드로 가볍게 해결한다. 때로는 차안에서 좋아하는 아이스라테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인강을 듣는다. 김씨는 “팀원들과 가끔 점심을 먹긴 하지만 솔직히 내키지 않는다. 점심시간은 오롯이 내 시간이기에 혼자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2030 세대 공무원과 그 윗세대 공무원들의 일상적인 부서 단위 점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공직사회의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가치관 변화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9일 한국행정연구원의 `공직사회 세대 가치관 변화와 조직혁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6월 공무원 121명을 연령대별로 고르게 나눠 설문 조사한 결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점심은 부서원과 같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MZ세대와 기성세대가 나란히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5점 척도 기준에서 MZ세대는 2.23, 기성세대는 2.70으로 MZ세대가 더 부정적이었다.

기성세대도 대부분 점심을 부서원이나 팀원과 같이 먹는 것을 삼가는 경향을 보였다.

부서원이나 팀원이 자신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업무태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공식업무 시간이 아니면 업무 연락을 하거나 받지 않는다' 문항에서 MZ세대는 2.77로 기성세대(2.51)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MZ세대의 개인적 시간 활용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대 간 격차가 확연히 나타나면서 충북도를 비롯한 자치단체들은 이색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MZ세대와 함께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고 있다.

충주시는 다음 달부터 시청 구내방송을 통해 `이수진의 사연 라디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칠금금릉동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이수진 주무관이 직원들의 사연을 받아 공직 일상을 전하는 형식이다.

모든 사연은 익명성을 위해 `이수진'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충주시 제1기 주니어보드의 활동 결과물이다.

MZ세대 공무원 4명으로 구성된 슈퍼주니어보드는 조직문화 개선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 방안을 마련해 7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직위와 상관없이 동등하게 점심 메뉴를 결정하는 `점심도 업무분장이 되나요?', 부서 간 소통을 위한 `충주시 프랜들리(friendly) 소통광장', 자기계발 비용을 지원해 주는 `내가 제일 잘 나가' 등의 프로그램이 올해 실행된다.

충북도도 공무원노조와 함께 지난해 김영환 지사와 MZ세대가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 콘서트를 열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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