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제주 해녀 삶 아름다운 공존 책에 담다
일제강점기 제주 해녀 삶 아름다운 공존 책에 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3.15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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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오미경 작가 청소년소설 `푸른 숨' 출간
제2 고향 제주서 작업 … “특별한 곳이라서 더 끌려”
쉽지 않은 제주어 … 어미만 남기고 표준어로 변경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동문학가 오미경 작가(사진)가 청소년 소설 `푸른 숨'을 출간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해녀들의 지난한 삶을 그려내는 소설은 시대적 상황에 맞서 살아간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제주어가 색다른 말의 미감으로 작용하며 옛 시간과 조우하게 한다. 바다와 해녀의 이야기를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푸른 숨'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소설을 출간하는 데 3년이 걸렸다고 들었다. 책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이번 책은 제게 아주 특별해요. 그동안 동화만 써오다가 처음으로 청소년 소설을 쓴 거라서요. 그림책 `물개할망'을 준비하면서 해녀에 매료되어 소설을 쓰게 됐는데 거의 사 년 가까이 공을 들여서 나온 거라 애정이 많이 가고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해요.



△이야기의 배경이 제주이다. 작가에게 제주도는 어떤 의미인가?

제게 제주는 `그리움'이고, 제주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해요. 부모님이 아주 오랫동안 제주에 계셨거든요. 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이 년 가까이 제주에 살았고 그 뒤로는 방학 때 가끔 가곤 했어요. 깊은 바다에 들어가서 숨을 참고 물질을 하는 해녀에게서 얻은 감동도 크지만, 제주가 특별한 곳이라서 해녀에 더 강하게 끌렸던 것 같아요.



△제주어를 글로 녹여내기 쉽지 않았을 듯하다. 작업에 어려움이 컸을 텐데

제주 해녀들의 이야기를 표준어로 쓰면 전혀 맛이 살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처음엔 제주어를 살려서 썼어요. 제주 사람이 아니라서 일일이 사전을 찾아가면서요. 그런데 주변에 읽혀보니 읽어내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그래서 덜고 덜다가 결국엔 어미만 남기고 다 표준어로 바꾸었어요. 공들여 쓴 걸 없애서 한편 아쉽기도 하지만 독자들을 생각하면 잘한 것 같아요. 동글동글 아름다운 제주어를 보여주고 싶어서 각 장 첫머리에 제주어로 쓴 일기를 넣었고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어요.



△푸른 숨을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푸른 숨'은 일제 강점기의 제주 해녀들 이야기예요. 불턱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공존'을 보여주는 해녀들의 공동체적인 삶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굴곡진 삶을 꿋꿋하게 헤쳐나가면서 자신을 지키는 모습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나를 지키는 힘과 용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면 좋겠어요.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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