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신의 폭 좁아진 김영환 지사 공개 사과 하나
운신의 폭 좁아진 김영환 지사 공개 사과 하나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3.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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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발언' 비난 빗발 … 시·군 순방 등 대외일정 취소
민주당 고발 보류 불구 야권·시민단체 사과 요구 거세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친일파 발언'에 대한 각계각층의 비판이 고조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김영환 충북지사가 공개 사과를 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 지사가 지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을 수용해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고발을 보류하는 등 한발 물러섰지만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사과 요구는 빗발치고 있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14일 “김 지사가 임 위원장에 대한 고소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김 지사가 어제까지만해도 강경했지만 `중부내륙 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추진 민관정 공동위원회(민관정 공동위)의 진언에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민관정 공동위는 전날 “김 지사와 임 위원장이 마주보는 기차처럼 달려가는 게 충북 발전을 위해 뭐가 좋은 일이냐. 결국 도민들이 상처받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김 지사는 고민 끝에 민관정 공동위 조언을 받아들여 고소 보류를 결정했다.

김 지사는 다만 “아직 상대측(임 위원장 등 민주당)이 친일파라고 쓴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자”며 고소 보류 입장을 정한 것으로 윤 대변인은 전했다.

김 지사는 친일파 발언 이후 일부 대외 일정이 취소되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먼저 14일과 17일로 예정된 제천, 진천 도정보고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재해 등 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아닌 상황에서 지사의 시·군 순방이 취소된 것은 도정 사상 처음이다.

김 지사는 순방에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실현하기 위한 도민의 협조를 구할 계획이었지만 친일파 관련 발언 이후 공무원 조직이 방문 중단을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는 “도민 앞에 사과 한마디 없이 시·군을 순방하는 것은 2차 가해와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첫 방문지인 제천에서는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제천시청 앞에 모여 김 지사의 친일파 발언을 규탄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9개 시·군 방문도 안갯속이다.

공무원 노조는 `대일 굴욕외교 지지하는 김영환 도지사 사과하라', `충절의 고장 충북도민에게 상처준 도지사 방문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준비하고 있다.

17일로 예정된 충북도·경기도 상생발전 업무협약 체결도 연기됐다.

이날 김동연 경기지사가 충북도청을 찾을 계획이었는데 김 지사의 친일파 관련 발언에 부담을 느끼고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6일 김태흠 충남지사와 자리를 맞바꿔 일일 명예지사로 근무하려던 계획도 충남도청 공무원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노조는 “김 지사의 발언은 선을 넘은 망언”이라면서 “단 하루도 친일파 도지사를 모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 지사의 충남도청 방문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것은 물론 그의 특강에도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충북도는 김 지사와 김태흠 충남지사의 명예지사 교환 근무 이벤트를 잠정 연기하고 향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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