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고로쇠
봄의 전령 고로쇠
  • 반영호 시인
  • 승인 2023.02.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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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반영호 시인
반영호 시인

 

농장 뒷산 골짜기에도 봄의 기운이 돈다. 군데군데 아직 잔설은 남아 있고 도랑엔 얼음이 얼어 있는 상태로 있지만 그럼에도 봄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래쪽 능선 자작나무에 피티병이 달린 호스가 매달린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누군가 고로쇠 수액 채취를 위해 설치해 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자작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징조이니 봄이 오는 것이 분명하다.

고로쇠는 예로부터 뼈에 좋다고 해서 골리수(骨利水)라고도 하는데, 경칩에 마신다고 보통 알고 있다. 경칩은 예로부터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였다고 알려졌다. 뼈에 좋다고 알려져서 골리수라고도 불리는데 고로쇠라는 이름은 사실 골리수에서 유래되었고, 옛 조상의 민간요법에 따르면 위장병과 신경통 그리고 관절염에 좋다고도 알려졌다.

한방에서는 나무에 상처를 내어 짜낸 즙을 풍당이라고 해서 위장병이나 신경통 환자들에게 약수로 마시게 한다고도 한다. 고로쇠나무 즙에는 당류 성분이 들어 있다. 고로쇠 약수 받을 때는 나무의 1m 높이 정도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꽂아 흘러내리는 수액을 통에 받는다.

고로쇠나무가 땅으로부터 영양소를 흡수해서 만들어진다고 알려진 고로쇠 수액, 과연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일단 수액에는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다양한 것들이 들어 있다. 칼륨이나 미네랄 등 영양소가 다양한데 이에 대한 함유량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보통 마시는 물보다 약 스무배에서 서른배까지 많은 차이가 난다.

또한 이 고로쇠 물은 노인이나 어린이 등 노약자 그리고 임산부도 마시면 좋다. 고로쇠 수액에 다양한 영양학적 성분들 때문에 숙취 해소나 피부 건강, 그리고 위장 질환 및 변비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관절염과 골절 치료에도 효과적이고 고혈압과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정말 많은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떤 효능이 있느냐면 실제로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고로쇠 수액은 비만 억제 효능까지 있다고 한다. 고로쇠 수액을 마신 쥐를 분석한 결과 이런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얻어냈는데 대조군의 쥐들보다 약 33%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낸 결과가 있었다.

이런 효능 때문에 고로쇠는 봄철 영양제라 한다. 고로쇠 수액을 먹는 문화는 통일신라 말기에도 접할 수 있는데 백운산에서 도선국사가 참선 수행을 하다가 그만 다리가 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우연히 나무에서 나온 수액을 먹었는데 말끔히 나았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골리수'라는 이름의 유래가 나왔다고 한다.

광양이 고향인 친구 J시인이 특산품이라고 고로쇠 수액을 가져왔다. 광양의 백운산 고로쇠 수액은 타지역에 비해 맑고 깨끗하며 단맛이 좋아 전국 최고 품질로 각광받고 있다.

전국 최초로 산림청 고로쇠 수액 지리적 표시 제16호로 등록한 광양 백운산 고로쇠를 고향의 90세가 넘으신 어머니가 직접 채취하셨다니 더욱 특별한 고로쇠다. 친구는 모친이 건강하게 장수하시는 것은 고로쇠물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늘어놓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마른 단풍이 햇빛을 받으니 곱다. 겨우내 눈 서리 폭풍우에도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곧 새싹이 돋을 텐데 저 나뭇잎들은 그때 떨어지려나 싶다. 겨우내 눈 덮인 산은 못 가고 들길만 걸었는데 오랜만에 산길을 오르니 맑고 싱그러운 공기에 상쾌함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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