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와 한국인의 굴절된 시각
중국문화와 한국인의 굴절된 시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9.1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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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 규 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우리는 대체적으로 중국에 대해 넉넉한 선의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고구려 이후 중국과 당당하게 겨루었던 적이 별로 없거나 이후 지속돼온 우리 왕조들의 조공, 혹은 최근의 동북공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역사적 진행형이 중국에 대한 적극적 선의를 주저하게 하는 우선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에 소홀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대체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광활한 대륙, 또는 짝퉁과 저질의 상품 등으로 기억한다.

다만, 역사적 전통과 중화사상, 그리고 찬란하고도 위대한 문화유산 등 과거의 전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문화 예술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게 되면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세계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중국이라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미술품들은 옛 것과 지금의 것을 막론하고 커다란 각광을 받고 있고 그 가치 역시 상당한 인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야래향이거나 경극, 기예단의 놀라운 묘기 등 극히 일부 국한 된 분야에서 중국 문화에 대한 막연함을 갖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중국은 벌써부터 넘쳐나는 문화적 역량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또 우리가 삼성의 휴대전화, 현대 자동차 등으로 보잘 것 없는 우월감을 갖고 있을 때 중국은 이미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고, 상해를 동방의 핵심 경제중심지로 부각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가 이미 중국에서는 서서히 시들어가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류에 고무돼 나름의 우쭐함마저 보이고 있는 사이, 중국은 심지어 그들만의 역사해석이라는 방식을 통해 철저한 실리를 추구하고 있음에도 속수무책이지 않은가.

문화는 결코 일방적일 수 없다.

강요해서도 안 되고 왜곡은 더 더욱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다.

한 때 우리가 열광하던 중국 무협영화와 홍콩 느와르의 쇠잔은 이런 문화적 속성에서 흐름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상당히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금 베이징 시내는 사실상 전 지역이 공사 중일 정도로 큰 도전에 나서고 있고, 이와 함께 시민의 질서의식을 비롯한 고루한 흔적을 말끔하게 지우기 위한 노력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통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그들만의 문화를 발마사지라는 이름으로 트랜드화 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심지어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조차 발마사지 전문점을 등장시키면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문화를 고등학생까지 나서서 왜곡하고, 변질로 받아들이는 한국인의 모습을 과연 그들 중국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올림픽을 먼저 치렀고, 월드컵을 통해 세계를 감동시켰으며, 한류가 자랑스러운 우리의 자긍심은 어쩌면 우리만의 위안일 수도 있다.

오랜 의학연구와 인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서양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경혈을 풀어줌으로써 건강을 도모한다는 신비스러운 전통이 한국인에 의해 추악하게 되는 것은 중국과 우리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하물며 고등학생들조차 그런 추악한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보다 더 큰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우리 문화와 다른 문화와의 과감한 소통과 접목만이 중국에게 당당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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