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날 둥근 달 속의 음악
정월대보름날 둥근 달 속의 음악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3.02.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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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어느새 계묘년 음력설이 지나고 보름이 되어 연중 보름달에게 소원성취를 비는 정월 대보름이 되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정월대보름을 큰 명절로 여겼다. 어찌 보면 조상들은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로 보통 그 전날인 14일부터 행하는 여러 가지 풍속들이 있다.

원래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 동안 축제일이었으며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옛날에는 큰 축제였다.

이날에는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김과 취나물 같은 묵은 나물 및 제철 생선 등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빌기도 한다.

또한 고 싸움, 석전과 같은 행사와 다양한 놀이를 하였는데 이 풍속들은 오늘날에도 일부 이어져 행해지고 있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는 한 해의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한 해의 운수를 점치기도 하였다.

어린 시절 생각해보면 아침 일찍 일어나 호두나 땅콩, 밤 등을 깨물며 “부스럼 깨물자”를 외치며 올 한 해에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소원했고, 어른들은 막걸리를 마시며 귀가 밝아지는 술이라고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를 가다가 친구를 만나면 누구랄 것도 없이 큰 소리로 “내 더위 사가라”라고 크게 외치곤 했던 생각이 난다.

보름날 저녁이면 둥근 보름달이 가장 잘 보이는 동산으로 올라가 달님에게 소원을 빌고 큰 깡통에 구멍도 뚫고 철삿줄로 매달아 망울이라 부르며 그 안에 나무를 넣고 불을 붙여 돌리면 빨간 불덩이가 큰 원이 되어 환상적인 불놀이가 되기도 했고 빙빙 돌리다 저 멀리 던지면 불덩이가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가곤 했다. 그리고는 옆 동네와 서로 돌을 던지며 석전 놀이를 즐겼던 생각이 난다. 정월이 되면 아스라이 떠오르는 그리운 추억들이다.

보름달을 생각하며 문득 1960년대에 인간이 최초로 달에 착륙한 뒤 많이 불려진 `Fly Me to the Moon'이란 재즈 음악곡이 생각난다. 과거 달 탐사를 하던 우주인이 달에 착륙할 때 이 노래를 틀었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이 곡은 `My way'를 불러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러 크게 히트하며 수많은 대중이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

“달에게 나를 날아가게 해 주세요. 별들 사이에서 당신과 노래하며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라는 달콤한 노래는 요즈음도 라이브하는 음악카페나 레스토랑에 가면 피아니스트들의 단골 레퍼터리로 많이 사용되어 음악팬들의 박수를 받는 곡이다. 정월 대보름 둥근달을 보니 갑자기 음악과 함께 달 속으로 날아 가고 싶다.

우리나라 첫 번째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최종 성공하며 한국이 세계 7번째 달 탐사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6월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인 비행을 마쳤다.

우리와는 먼 얘기로 느껴졌던 달로의 비행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오며 우주 강국으로의 발돋움을 시작했다. 계묘년 정월 대보름날 쟁반같이 크고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행복한 노래`Fly Me to the Moon'을 들으며 더 높고 더 먼 미래를 향하는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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