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꿈꾸는 K-마당
젊은이들이 꿈꾸는 K-마당
  • 전영순 문학평론가
  • 승인 2023.02.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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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포럼
전영순 문학평론가
전영순 문학평론가

 

지구촌이 일일생활권으로 도래한 시대, K-문화는 국경을 넘나들며 젊은이의 관심과 이목을 한국에 집중시킨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쓰나미처럼 밀려온 자본의 물결은 지구촌 젊은이들의 꿈과 삶의 지표를 바꿔놓았다. 후진국이던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은 불과 50년에 지나지 않는다. 50년 전만 해도 다른 나라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제는 경제성장 10위권 안에서 이웃 나라를 원조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 또한 우리의 경제성장만큼 급변했다. 25년 전 캐나다에서 생활할 때 슈퍼에서 나오는 내게 중년의 한 남성이 득달같이 달려와 `곤니찌와' 하며 반갑게 인사하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겸연쩍게 돌아서는 서양인을 봤다. 몇 달 전 중남미를 여행할 때 공항에서 “안녕하세요?” 하며 반갑게 인사하는 청년을 만났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청년은 탑승구까지 가방을 들어 주며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떠났다. 낯선 곳에서 청년이 던진 “안녕하세요?”는 행방불명인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이 시대, 세계 젊은이들이 꿈꾸는 이상국이 한국이라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나로서는 영광스러운 일이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 수업을 하면서 여러 나라의 학생을 만난다. 유학생 수가 느는 추세는 젊은이에게 그만큼 한국이 매력 있는 나라라는 의미다. 젊은이가 우리의 미래라면 한국은 미래지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 한국을 선호하는 젊은이와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비자 받기가 까다로워진 모양이다. 이번 학기는 출국하지 않은 학생들 반을 맡으면서 출국하기 전까지 온라인으로 수업하다가 비자가 나온 학생들이 출국하면 오프라인으로 수업한다. 2주 후 비자 취득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면서 수업 시간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스물다섯 명 중 세 명만 비자를 받았다. 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선생님, 저 한국에 꼭 가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는지 도와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린다. 비자 문제는 선생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충분조건을 잘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어학연수과정은 학기마다 1~5급으로 나뉘어 급별로 학생 수에 따라 3~7반으로 운영한다. 학교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수업은 4쿼터로 나누어지며 1쿼터에 200시간씩 총 800시간으로 진행한다. 쿼터마다 70점 이상 받고 수료해야 한국어연수과정을 마치게 된다. 수료하고 토픽 3급 통과한 학생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한다. 어렵게 비자를 받고 왔어도 학점 미달로 유급되는 학생이 한 반에 한두 명 나온다. 유급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결석이 잦거나 학점을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이다

`ㄱ'자도 모르고 수업을 듣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본국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오는 학생도 있다. 규정상 초급부터 단계를 밟다가 보면 기초를 익힌 학생들은 긴장을 늦추기 쉽다. 선생님은 학습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 문화와 정서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1급에서 제법 공부를 잘한 학생이 2급에서 유급을 받고 몇 쿼터 머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다문화 시대를 맞아 코리언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사회나 학교, 선생님은 꿈이 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안녕하세요?'는 인종과 민족을 초월해 지구촌을 따뜻하게 데우는 만국 공통 인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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