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청주 장암동 연꽃방죽
갈빛으로 사그라진 언 표면
사계절을 담은 또 다른 거울
청주 장암동 연꽃방죽
갈빛으로 사그라진 언 표면
사계절을 담은 또 다른 거울

추웠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사이에도 겨울은 제 할 일을 합니다.
화려한 연꽃에 가려져 있던 겨울 얼굴이 차갑게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길 것만 남기는 작업을 물밑에서 벌입니다.
방죽을 가득 메웠던 푸른 연잎들도 갈 빛으로 사그라지고, 물의 표면은 꽁꽁 얼어버린 채 서늘한 침묵 속에 놓여 있습니다.
연꽃 대궁이 꺾인 자리가 모스부호로 그려지고, 겨울바람이 꺾인 연꽃 대궁 사이로 들락입니다.
유리알 같은 얼음은 봄과 여름과 가을을 담은 겨울의 또 다른 거울입니다.
마법처럼 거울이 사라지면 겨울은 또다시 봄의 풍경으로 지워질 것입니다. 연잎이 꺾인 자리에서 다시 봄은 싹을 틔울 것입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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