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푸념만 나온다
그저 푸념만 나온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1.3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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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난방비 고지서를 받은 국민들이 비명을 질렀다. 전달에 비해 난방비가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수 십만원까지 폭등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1월은 가스와 전기 사용량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다 보니 2월에 고지될 난방비는 핵폭탄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나마 날씨가 조금 풀리는 3월이 넘어서면 난방비 부담은 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곧바로 다가올 여름철 냉방 수요 급증에 따른 전기료는 난방비 폭탄의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이다.

정부 역시 물가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2분기에 다시 가스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빅터뉴스가 1월 1일부터 22일까지 `난방비 폭탄'을 키워드로 관련기사 댓글을 집계한 결과 포털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를 기준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댓글이 1만5761개가 달렸다.

반응별로는 다음의 `화나요(1만6580개·68.28%)'가 가장 많았고 네이버의 `공감백배(3409개·14.04%)'가 그 뒤를 이었다.

댓글을 살펴보면 `엄한 곳에 펑펑 쓰고 부자 감세 정책 내세우더니 결국 삥은 서민들에게 뜯나보다(공감 7536개). 모두 올랐다. 내린 게 있다면 고소득자들의 건강보험료. 말뿐인 서민경제(찬성 4707개). 서민들은 5만원하던 거 10만원 하면 얼마나 힘겨운 줄 생각이나 해봤을까?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공감 4659개). 반년 만에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놀랍다(찬성 2634개). 민생고에 힘들 때 가장 힘든 난방비를 건드리는구나. 부자감세는 하면서 국민들은 사지로 내모는 정부(공감 2306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진짜 현실에서 느껴진다(공감 1947개). 서민들은 생각지 않고 부자들에게만 꼬리치는 정권(찬성 1859개)' 등등 다양하다.

이처럼 난방비 폭등에 대해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모든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난방비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전 정부가 가격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에 이 같은 사달이 났다는 것이 현 정부와 여당의 주장이다.

이에 질세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가 뻔히 내다보이는 난방비 폭등을 방치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민심이 흉흉해지자 지난 정부에 책임을 돌린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어찌됐든간에 글로벌 경제 대국이라고 떠들어 대면서도 가스비, 전기료 폭탄으로 짊어져야 할 고통 부담은 힘없는 국민의 몫인 것이 확연해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술 한 잔 덜 마시고 배추 한 포기 덜 사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수밖에는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조선 22대 왕 정조는 재위 시절 왕실 사유재산인 내탕금을 털어 어려운 백성을 구제했다.

3355건에 달하는 백성의 호소를 처리했고 가난한 백성 5300여 명에게 죽을 쑤어 나눠 줬다. 70세 넘은 대신과 61세 넘은 어르신들 380명을 초대해 잔칫상을 각 한 상씩 대접했고 쌀 368석을 나눠줬다. 이런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고 서민을 위하는 정치가 아닐까 싶다.

국민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 정치권이 난방비 폭등을 놓고 서로 책임을 돌리고 따지는 것은 결국 무능한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정치권의 네 탓 내 탓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니 국민들은 그저 푸념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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