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 발목 잡힌 지방정부 예산
‘경로당’에 발목 잡힌 지방정부 예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9.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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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양 준 석 <행동하는복지연합 사무국장>

바야흐로 내년도 지방정부 예산편성의 시기가 찾아왔다.

관련 공무원들은 차년도 예산편성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고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에선 차년도 예산을 신설 또는 늘리기 위한 로비전도 진행되어 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산편성 과정을 바라볼때 예산이 없다는 말들을 참으로 많이 듣는다. 사업은 좋은데 예산이 없다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없다'라는 표현보다 적극적인 표현일 것이다.

이런 예산 편성을 볼 때 늘 지적하고 있는 바는 경로당 예산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청주시 당초예산서를 보면 한 해 신축되는 경로당 예산액이 30억여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현재 청주시에는 400여개의 경로당이 존재하고 그에 대한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면서 한쪽에서는 계속 선심적인 경로당이 지어지고 있다. "어떻게 활성화를 할것인가"라는 문제는 거의 미봉책 수준의 형식적 예산편성을 하면서 한쪽에서는 대규모 신축공사중이다.

이는 돈이 남아서 짓는 것이 아니라 없는 돈을 만들어서라도 신축을 하고 있음이 문제다. 충북 괴산의 경우 어르신 27명당 한개의 경로당이 있어 농촌지역의 고령사회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바라볼 때 과연 미래지향적 노인복지예산인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로당의 문제를 바라볼 것인가.

우선 내년도부터는 경로당 자체를 신축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도내 전체 경로당을 대상으로 지역 노인수와 이용 인원수를 파악해 운영 실적이 저조하거나 운영되고 있지 않은 경로당에 대한 폐쇄 또는 기능전환(노인주간보호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이 필요하며, 경로당과 노인복지회관의 중간 형태인 '지역노인보건복지센터' 설치를 통해 극복하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노인보건복지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도 설치를 권장하고 있고, 기존의 경로당의 역할보다는 보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사회를 대비한 인프라로서의 역할하게 될 것이고, 이는 현재의 노인복지예산 구조의 효율화를 도모하는데도 기여를 할 것이다.

한편으로 경로당의 문제를 극복하는데 있어 지방정부의 의지와 함께 이해 당사자인 어르신들의 입장 변화도 요구되어진다. 당장의 편안함보다는 지역사회전체를 바라보고 지방정부가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사회의 어른으로서의 넉넉함을 보여야 할것이다.

이처럼 지방정부 예산의 효율화는 지역사회의 삶의 질 문제를 담보하고 있기에 계속 늘리는 방식 이전에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것인가에 대한 진단과 함께 예산투여의 명확한 목적과 성과지표를 통해 예산운영이 되어야 비로소 지방정부 예산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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