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주는 4남매 … 가족은 고생이 아니라 축복”
“소소한 행복 주는 4남매 … 가족은 고생이 아니라 축복”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1.18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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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저출생시대 다둥이 가정을 응원합니다.
청주 김봉수·성명자 부부

한 자녀 낳기 시책때 넷째 출산 … 주변에도 못 알려
말 뿐만이 아닌 목표 실천 … 아이가 부모 성장시켜
함께한 추억에 웃음 … 건강·행복하게 자라주면 충분
김봉수·성명자 부부와 4남매
김봉수·성명자 부부와 4남매

 

“셋째 아들 낳으니까 직장에서도 지도교수도 외벌이가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하더라고요. 넷째 아들 낳았을 땐 아이 낳았다는 말도 못했어요. 업무가 바쁘기도 했지만, 애 낳았다는 말도 눈치 봐야 했다니까요. 하하하.”

김봉수 충북경제자유구역청 개발사업부장(59)은 아들 셋, 딸 하나를 뒀다. 아들과 딸을 낳고 다시 셋째 아들을 낳았을 땐 눈치를 봐야 했으니 출산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당시 `한 자녀 낳아 잘 기르자'가 국가 시책이었으니 저출생이 국가 문제가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자식 욕심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들 둘에 딸 하나일 때 딸 하나 더 낳고 싶었어요. 성별이 같은 아이들이 자라면 덜 외롭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죠. 넷째 아들을 낳고 아내가 울었어요. 딸 낳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더 낳을 텐데 아들 낳을까 못 낳겠다는 아내 때문에 네 자녀 아빠가 됐습니다”

직장에서 넷째 아들 낳은 걸 알게 된 것도 연말정산 때문이다. 많은 자식 부양에 고생할까 걱정해주던 동료들 사이에서 눈치 보며 네 자녀 아빠가 되었지만 큰아들 낳았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뭉클하다.

“아버님이 결혼식 날만 서 계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병원에 누워계셨어요. 첫 아이를 가진 아내가 충북대 응급실에 실려가 출산하게 됐는데 그때 아버님이 병원 7층에 계셨어요. 4층과 7층을 오가며 손자를 안겨드렸는데 한 달 후에 돌아가셨습니다. 가시기 전에 손자를 보셔서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 싶어요”

온 동네 아이들의 이름을 지어주셨던 아버님이지만 병원에 누워계시느라 손자 이름은 아빠 몫이 됐다. 밝은 빛이 나타난다는 의미로 현자를 써서 큰아들은 시현, 딸은 정은, 셋째는 의현, 넷째는 규현이다. 아들 셋이면 무뚝뚝할 테지만 딸이 화기애애하게 집안 분위기 만들어 준다.

“어릴 때부터 강하게 키우고 싶었어요. 해병대 출신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해병대 캠프도 참가해서 군인과 똑같은 체험도 같이했어요. 딸은 군대캠프에 대해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공유하고 추억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다자녀를 키우며 박봉에 절약은 당연했고 IMF 때 충주로 발령나면서 아내가 독박육아를 담당해야 했다. 그는 나이 들수록 가족을 위해 건강을 철저하게 챙기고 있다. 말만이 아니라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해 완주한 적도 있다.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다 보니 미래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더 일해야 하고 더 건강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죠. 자녀를 낳고 기르고 인생을 책임지는 게 부모의 의무이지만 자식은 고생이 아니라 축복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훈련시키고 살아가면서 삶의 가치관을 높여주거든요. 아이를 통해 부모가 성장합니다”

다 커서 외지로 나가 있는 자녀와의 소통은 가족 카톡방이다. 서로서로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모두 모여 가족회의도 연다. 이처럼 부모는 소소한 것에서 힘을 내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아닐까.

“가족은 영원합니다. 가정은 지상의 천국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행복하잖아요. 아무리 성공한 사람도 가정에서 성공하지 않으면 성공한 게 아니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아이들이 행복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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