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첫날에 보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
계묘년 첫날에 보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3.01.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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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2023년 검은 토끼해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보름이 넘었다. 나는 해마다 1월 1일이면 늘 기다리는 음악회가 있다. 매년 1월 1일 저녁이면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연주 실황을 당일 KBS에서 방영해 주곤 했는데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당일 방송을 하지 않고 시간이 흐른 뒤, 뒤늦게 빈 필의 신년음악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녹화 방송을 하고 있다. 아마 저작권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듯하다.

그래서인지 영화관에서 비싼 입장료를 받고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해 주는 것이 관례처럼 되었다.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많이 아쉬운 새해 첫날의 음악회이다. 나는 올해는 영화관에서도 보지 못하고 유튜브와 기사로만 빈 필의 신년음악회를 접할 수 있었다.

2023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는 매년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생동감 넘치는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세계적인 전통 행사이다.

오케스트라 자체의 독립성을 위해 상임 지휘자를 두지 않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는 프란츠 뵐저-뫼스트(Franz Welser-Moest)가 2011년, 2013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신년음악회 지휘를 맡았다.

그는 1979년 카라얀 국제 지휘자 콩쿠르 결선에 최연소로 진출하여 대중에 이름을 알린 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지휘자로서 현재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과 미국의 5대 관현악단으로 손꼽히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1939년 시작된 신년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의 흥겨운 무곡과 요제프, 에두아르트 형제의 왈츠, 폴카, 행진곡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콘서트가 열리는 빈 무지크 페어라인(Wiener Musik verein)은 1870년에 건축된 곳으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 콘서트홀로서 대강당은 `황금홀'이라고도 불리며 이번 신년음악회는 빈 시립 정원 등에서 조달한 수많은 꽃으로 장식이 되었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역사상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슈트라우스 일가뿐만 아니라 그들의 영원한 음악적 경쟁자인 칼 미하엘 질러와 같은 시기에 빈에서 활동한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 요셉 헬메스버거의 곡이 연주되었다.

연주회 레퍼토리는 신나는 폴카와 우아한 왈츠, 그리고 힘이 돋는 행진곡 등으로 이루어졌고 최초로 출연하는 빈 소녀 합창단과 2016년 이후 7년 만에 빈 필하모닉과 함께하는 빈 소년 합창단의 특별 출연은 전통의 신년음악회를 더욱 멋지고 훌륭한 음악회로 거듭나게 하였다. 연주회 중간에 하는 인터미션 곡으로는 현악 중주팀의 왈츠 음악에 맞춰 남, 여 발레리나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 키가 큰 새들의 춤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가 눈여겨본 것은 트럼본 중주 팀의 앙상블연주가 너무나 멋있었다. 그리고 앙코르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연주될 때에는 음악회에 참석한 분들 모두가 손뼉을 치면서 화답하며 감상을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전 세계가 함께 신년을 축하하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를 보며 우리의 신년음악회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특별한 음악으로 전 세계인의 눈이 코리아로 향하는 날을 기대해 보는 계묘년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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